정부의 기름값 인하 압박과 비판 여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선 주유소들이 세력을 결집하고 있다. 올해 초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 자영주유소협의회가 발족한 데 이어 최근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기름을 파는 주유소들도 협의회를 구성했다. 이로써 국내 4대 정유사마다 자영주유소 사장들의 연합체가 꾸려졌다.
3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GS칼텍스 자영주유소들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서 GS자영주유소협의회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SK자영주유소협의회 창립총회가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정유사와 공생 관계를 유지해 온 자영주유소들이 별도 협의회를 만드는 것은 올해 들어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정부의 압박이 심해지고 여론도 비판적으로 돌아선 데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다. 특히 고유가 문제를 놓고 정유사와 주유소가 ‘네 탓’ 공방을 하면서 사이가 벌어지고,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주유소 장부까지 조사하려 하자 ‘샌드위치 신세’가 된 데 대해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각 자영주유소협의회는 한국주유소협회와 공조해 일선 주유소의 처지를 적극적으로 옹호할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 업자들은 정부의 기름값 인하 압박에 맞서 이에 항의하는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최 장관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일단 사태를 지켜보기로 한 상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들 협회가 정유사의 일방적인 공급가격 결정방식에 영향을 미쳐 공급가를 끌어내리는 순기능을 할지, 주유소들의 이익단체 역할에 치중한 나머지 주유소 판매가 고공행진을 부추기는 역기능을 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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