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매장 일색이던 백화점 지하 1층 풍경이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지하 1층=식품매장’이라는 공식을 깨고 최근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지하 1층에 VIP 라운지와 구두 매장을 열었다.
지난달 28일 개장한 VIP용 ‘MVG 라운지’는 안락한 소파가 비치된 3개의 넓은 회의실로 구성돼 있다. 직원 17명이 상주하며 음료수를 서빙하고 상품구매 상담도 해준다. 추후 이곳에서 패션쇼와 공연도 할 예정이다. 기존 12층과 4층에 나뉘어 있던 것을 통합해 지하 1층으로 옮기면서 규모도 300m²(약 90평)에서 410m²(약 124평)로 넓혔다. MVG는 ‘가장 가치 있는 고객(Most Valuable Guest)’이라는 뜻으로 롯데백화점이 VIP 고객을 일컫는 말.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명동 지하상가와 연결돼 유동인구가 많은 명당자리로 꼽히는 곳이다. 이런 지하 1층에 식품매장 면적을 크게 줄이고 MVG 라운지를 만든 것은 ‘큰손’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롯데백화점이 분석한 ‘MVG 쇼핑 패턴’에 따르면 이들은 지하 1층 식품 매장을 마지막으로 들르고, 쇼핑 공간도 저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적이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이용을 최소화하는 동선(動線)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MVG를 더 자주, 그리고 새로운 MVG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MVG 한 명의 연간 평균 구매액은 2500만 원 이상으로 일반 고객(150만 원)의 17배”라며 “MVG 라운지 모임이 활성화하면 이들과 함께 백화점을 찾는 비회원 동반 고객들의 구매도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구두 매장을 지하 1층으로 옮겨 1000m²(약 300평) 규모로 확장한 것은 구두는 단위면적당 매출이 일반 품목보다 20% 이상 높은 효자 품목이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업계 최초의 실험이 장기적으로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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