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동차회사들의 고객 서비스 화두는 ‘찾아가는 서비스’다. 회사 간의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직장, 집 등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고객 측에서는 대리점과 정비소를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찾아가는 시승 서비스를 시험 실시했던 현대자동차는 올해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365일 찾아가는 시승 서비스’로 이름 붙여진 이 서비스의 모토는 ‘Any time, Wherever you are(언제든, 당신이 어디에 있든)’이다. 현대차는 “종전에는 시승 서비스를 받으려면 고객이 직접 대리점을 방문해야만 했다”며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고객의 입장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시승을 원하는 고객은 현대차 홈페이지(www.hyundai.com)나 전국 30개 시승센터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시간과 장소를 정하면 담당직원이 예약한 차를 가지고 방문하고, 반납 역시 직원이 시승이 종료되는 장소에서 차를 인수해 간다.
스바루코리아도 경기 분당신도시 지역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퇴근 후 시승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분당 지역은 수입차 브랜드 간 경쟁이 가장 심한 지역으로, 스바루코리아는 이 서비스를 통해 분당 지역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스바루코리아 관계자는 “퇴근 시간 이후 여유롭게 시승을 하며 성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고안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집은 분당이지만 직장은 서울이나 기타 지방인 고객이 시승을 원하면 딜러가 직접 회사를 찾아가 시승차를 전달해 준다.
자동차 고객들이 가장 번거로운 일로 꼽는 자동차 정비도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정기 점검뿐 아니라 고장 난 자동차를 수리하는 것까지도 직접 찾아가 해결해 주는 업체가 속속 늘어나고 있는 것.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고객들을 위한 ‘픽업 & 딜리버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이 차량의 정기 점검 시기마다 직접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전화 한 통으로 원하는 장소에서 차량의 픽업을 예약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통합 서비스 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정비 후 다시 원하는 장소에서 서비스센터 전담 직원을 통해 안전하게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우디 역시 올해 최고급 세단 ‘뉴 A8’을 선보이며 이 모델을 구입한 고객의 요청이 있으면 원하는 장소에서 차량을 픽업해 정비 후 다시 원하는 장소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대차는 정비업체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차량 수리를 받을 수 있는 ‘홈 투 홈(Home to Home) 서비스’를 올해부터 시작했다. 서비스를 희망하는 고객은 현대차 고객센터를 통해 최소 1일 전에만 예약하면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2만 원의 서비스 신청 가격은 현대차 멤버십 포인트인 ‘블루 포인트’로도 결제할 수 있다.
찾아가는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방문 오일 교환 사업도 시작됐다. 자동차 토털 매니지먼트 업체인 로드만은 전화와 홈페이지 예약만으로도 고객의 차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오일을 교환해 주고 배터리 교환, 부동액 교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장이 잦아 따로 시간을 내기 힘든 전문직 종사자, 프로 운동선수와 자동차 정비에 익숙지 않은 여성 운전자들이 주고객이다. 로드만은 “간단한 정비라도 정비소를 직접 찾아야 하고, 지나치게 높은 비용을 지불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덜어 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과 관련해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지속적인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의를 높이고,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회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 신뢰할 만한 점검 시스템 등이 확보된다면 출장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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