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내년 2분기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국내외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는 전망을 감안한 것이어서 주식시장에서도 약세장이 길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기준금리 전망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캐피탈,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3곳은 내년 2분기까지 한국의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3.2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는 내년 3분기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 곳은 제이피모간 한 곳뿐이었다. 제이피모간은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에 한 차례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은행은 한 차례 금리가 인상된 후에는 다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8월까지만 해도 “올해 안에 한 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불과 두 달 새 금리 전망을 동결로 바꿨다. 이처럼 전망을 바꾼 것은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금리를 동결하거나 내리면 경기 침체를 억제할 수 있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커진다. 이번 금리 동결 전망은 앞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상승세는 꺾일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물가 상승세가 빠르게 둔화될 것으로 보여 물가위험보다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물가상승률을 2.7%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즈캐피탈은 “다가올 서울시장 선거를 포함한 재·보궐선거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다면 이를 억제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중국과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 주요 신흥경제국의 정책금리 역시 내년 중반까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과 미국의 리스크가 신흥국들의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전망 등 각종 지표를 볼 때 주식 투자자들은 장기 저성장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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