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가 4.3% 상승했다. 8월에 비해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률이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이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연간 4% 수준’이라는 정부의 물가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올랐다. 8월 5.3%보다는 상승률이 1%포인트 하락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8월 0.9%에서 9월 0.1%로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추석 이후 수요 감소와 기후여건 개선으로 채소와 과실류 수요가 안정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꺾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3%대 중후반보다 높았다. 농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0.7% 하락했지만 전·월세와 국제 금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물가하락폭이 예상보다 적었다. 실제로 소비자물가지수에서 9.7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집세는 9월 들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 상승해 2002년 12월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국제 금값 상승의 여파로 금반지 값 역시 36.2%(전년 동월 대비) 급등했다. 금반지 가격을 제외하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8%로 낮아진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개인서비스요금 상승세가 안정되면서 10월 물가상승률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 농산물과 공산품 가격 상승이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소비자물가가 9월에도 4%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정부의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은 불가능해졌다. 올 들어 9월까지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5%로 물가 목표(4.0% 수준)를 달성하려면 정부는 남은 3개월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6% 밑으로 끌어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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