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롤러코스터 증시… 개미들 투자 전략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5일 03시 00분


바닥 안갯속… 이익 나면 과감히 현금화를!

10월 장 시작 첫날부터 코스피가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주말과 개천절 연휴에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불안을 잔뜩 키운 투자자들이 개장과 동시에 ‘팔자’를 외쳐 코스피가 순식간에 장중 1,658까지 곤두박질쳤다. 하락 속도가 워낙 빨라 손절매 시점을 따져볼 기회조차 찾지 못할 지경이었다. 다행히 그리스 디폴트 불안이 새로운 악재가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코스피가 막판 상승해 1,700 선을 회복했지만 투자자들은 지나친 변동성에 멀미가 난다는 표정이다. 김모 씨(31)는 “지난주 독일 의회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을 통과시키면서 코스피가 안정을 찾을 줄 알았더니 오늘 장은 영 딴판이었다”며 “한치 앞을 알 수 없어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 저점 알기 힘든 증시

문제는 코스피가 언제까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유럽 재정위기 해소가 아직은 짙은 안갯속에 있어 국내 증시 역시 글로벌 경제 이벤트 하나하나의 영향을 받는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저점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저점을 어디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기 저점은 직전 저점을 낮춘 1,650 정도, 중기 저점은 이론적으로 1,200이지만 의미 있는 숫자라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그리스의 디폴트가 해결된다면 10월 코스피가 1,600∼1,850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리스 사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아 저점이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유럽 재정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쉽지 않아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며 “의미 있는 하단은 1,600 정도로 박스권의 저점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센터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예측이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 투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전문가들은 투자전략 역시 보수적으로 세우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미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면 증시의 방향성을 알기 힘드니 기술적인 반등으로 이익이 날 때마다 주식을 현금화하고, 새로 증시에 발을 담그더라도 최대한 분할 매수를 해 리스크를 축소하라고 조언했다. 유럽 재정위기나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어느 정도 개선될 때까지 기다리며 예금과 채권 등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혜정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장은 “이번 폭락장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보다 하락 속도가 더 빠르고 방향성을 잡기 힘들다”며 “변동성이 큰 만큼 시장을 앞서 예측하려 하기보다는 증시 추이에 따라 주식투자 비중을 최대한 줄여가며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하나은행 선릉골드클럽 정상영 PB팀장도 “유럽 재정위기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한 데다 유로존이 최악의 상태로 치닫는다면 더 하락할 수도 있어 의사결정을 하기 쉽지 않다”며 “이미 8월 초에 주식투자로 이익이 난 고객들에게는 비중을 줄이고, 손실을 본 고객들에게는 일단 장기투자로 가야 한다고 권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조금이라도 이익이 나면 과감하게 현금화하고, 신규 진입을 노린다면 여러 차례 분할매수를 통해 주식투자에 천천히 다가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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