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국내 채권시장에 이틀째 외국인의 자금이 뭉칫돈으로 유입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환율이 오르면(원화가치 하락)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의 이탈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했는데 최근 환율 급등 상황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진 것. 외국인들이 환율이 어느 정도 올라 추가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한국 채권을 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최근 며칠간 안정세를 보였던 환율은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공포 등 연휴 동안 쌓였던 악재들이 한꺼번에 시장을 짓누르면서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200원 선을 단숨에 뚫고 급등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오후 들어 반전됐다. 5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외국인 채권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이 상승폭을 점점 줄여가더니 오후 2시 20분경 1187.50원까지 떨어졌다가 결국 1194원에 마감했다.
A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당국의 개입이 크지 않은데도 환율 상승세가 꺾인 것은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이 결정적”이라며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외국인 채권 매수 자금이 유입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정범 채권담당 수석연구원은 “지금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은 1250원 정도까지 환율이 올라도 한국 채권을 살 만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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