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도 참을 수 없는 ‘싱글’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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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6일 03시 00분


Single Malt Whisky

경기가 침체되고 가벼운 술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위스키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유독 싱글몰트 위스키만 국내에서 약진을 계속하고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 판매량은 최근 5년 동안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글렌피딕과 맥캘란 등 예전부터 국내에 들어온 유명 브랜드 외에도 발베니, 글렌고인, 글렌그랜트, 오반, 탈리스커 등이 새로 소개되면서 국내에 유통되는 싱글몰트 위스키 종류도 100종을 넘어섰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한 오크통에서 생산된 원액으로 만든 위스키다. 윈저나 임페리얼 등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위스키들은 대부분 여러 오크통에서 만든 원액을 혼합해 만든 블렌디드 위스키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여름=위스키 비수기’라는 공식도 깨뜨렸다. 날씨가 무더우면 높은 도수의 술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여름은 위스키 시장이 ‘겨울잠’을 자는 시기지만 계속된 폭우와 이른 추석 덕에 올해는 싱글몰트 위스키가 여름에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잇따른 호재를 잡아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인 싱글몰트 위스키 업체들은 이제 새 제품과 리뉴얼 상품 등을 선보이며 제철인 겨울맞이에 나서고 있다.

○ 싱글몰트 위스키 질주


5일 업계에 따르면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을 수입해 유통하는 맥시엄코리아는 맥캘란 21년 및 25년산, 30년산 패키지를 리뉴얼해 8일 선보일 계획이다. 글렌피딕과 발베니의 수입 유통사인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도 이달 ‘글렌피딕 빈티지 리저브 1974’를 내놓을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날이 쌀쌀해지며 찾아오는 위스키 시장 성수기에 앞서 미리 리뉴얼 제품이나 신상품을 출시해 기선 잡기에 나선 것이다.

싱글몰트 위스키 업체들의 발 빠른 행보는 최근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맥시엄코리아는 전통적인 위스키 비수기인 8월 한 달 동안 2503상자(1상자에 700mL 12병)를 팔아 7월보다 판매량이 51.9%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3% 늘어난 수치다. 글렌피딕 등 다른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의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이상으로 늘었다.

판매처도 다양해졌다. 일부 와인 판매점에서 팔던 싱글몰트 위스키는 최근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고 5월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싱글몰트 위스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더 몰트샵’이 문을 열었다. 한국위스키협회 유용석 이사는 “싱글몰트 위스키를 쉽게 살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국내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은 대만, 일본에 이어 아시아 3위지만 본격적으로 대중화가 될 경우 성장 가능성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 잔 바도 인기


싱글몰트 위스키 인기 덕에 최근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싱글몰트 위스키를 한 잔씩 파는 ‘잔 바(Bar)’도 활황이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종류가 많은 데다 블렌디드 위스키에 비해 적은 생산량 탓에 가격도 높아 다양한 싱글몰트 위스키를 병보다 싸게 파는 잔 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위스키=폭탄주’란 등식이 깨지면서 위스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여성들이 싱글몰트 위스키 소비층에 흡수된 것도 잔 바 인기에 힘을 보탰다. 이철훈 글렌피딕 마케팅 매니저는 “잔 바 인기와 함께 싱글몰트 위스키 수입, 유통업체들이 이들 바와 연계한 프로모션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며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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