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비하인드]주말-연휴 울렁증… 증시는 공포를 먹고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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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6일 03시 00분


장윤정 경제부 기자
장윤정 경제부 기자
10월 첫 거래일인 4일. 연휴 울렁증이 증시를 덮었습니다. 주말과 개천절 국제 경제뉴스에서 그리스 사태 악화 소식이 잇따르자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이 시장이 열리자마자 주식을 집어던진 것이지요. 지난주 독일 의회가 유럽재정안전기금(EFSF) 증액을 결정할 때만 해도 유럽 재정위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나 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의 부채가 생각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악재는 아니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한 마음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습니다. 공포심으로 매도 물량은 쏟아졌습니다.

사실 증시를 덮친 연휴·주말 울렁증은 이날만의 일이 아닙니다. 8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폭락장의 요일별 평균 등락률을 살펴보면 주말 뒤 첫 거래일인 월요일에는 코스피가 평균 ―1.84%의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말에 묻어두었던 공포심이 증폭돼 첫 거래일의 악몽을 만들어낸 셈이죠. 연휴가 끼어 휴장이 생기면 사실상의 월요일인 그 주 첫 거래일에 폭락이 찾아왔습니다. 추석 연휴 뒤 첫 거래일인 9월 14일 코스피가 3.32% 하락한 것처럼 말이지요. 반면 화요일에는 전날의 폭락 때문인지 반짝 반등을 보였습니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는 다시 약세를 나타내며 ‘주말 울렁증’의 전조를 보였습니다.

▶4일자 B3면 8, 9월 증시 ‘요일의 법칙’ 있었다

주말을 전후로 요동치는 증시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투자자들의 공포가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풀이합니다. 월요일에는 불안감 때문에 더는 주식을 들고 있지 못하고 일단 매도했다가, 너무 떨어졌다 싶으면 샀다가,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는 또다시 처분한다는 것이지요. 물론 2,000 선을 넘나들던 주가가 1,700 선 밑으로 내려앉았으니 투자자들이 아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불안감에 휩쓸리는 것은 더 위험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더 냉정하게 따져가며 주식을 운용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가지고 있는 주식이 영 불안하다 싶으면 폭락장에서 매도할 것이 아니라 폭락장 뒤 기술적 반등이 있을 때마다 환매해 전체적인 투자비중을 줄여 나가라는 것이지요. 조금이라도 이익을 봤다면 냉정하게 현금화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주식에 새로 발을 담그려는 투자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4, 5번에 걸쳐 분할 매수할 것을 6, 7번에 걸쳐 천천히 매수해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요동치는 롤러코스터 장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급한 투자 결정도 피해야 하지만 ‘주말 울렁증’에 휩싸여 적절한 손절매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매도해 버리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장윤정 경제부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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