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이 30년만에 1억… “잊고있던 주식 찾아가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7일 03시 00분


예탁원 1060억 주인 찾아줘… 우량주 장기투자 위력 입증

성장 잠재력이 큰 좋은 주식을 산 뒤 오래 묻어 놓고 ‘장기 투자’하라는 것은 가치투자의 기본 원칙 중 하나다. 물론 개인 투자자들이 수십 년간 좋은 주식을 끈기 있게 투자하기 어려운 만큼 그에 따른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일이 드물긴 하다. 그러나 지키기 힘든 이 원칙을 따랐을 때 얻을 수 있는 엄청난 투자효과를 보여주는 실제 사례들이 더러 존재한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자영업자 임모 씨는 30만 원 남짓한 쌈짓돈으로 사둔 삼성전자 주식이 30년 만에 1억 원이 넘는 거금이 돼 돌아오는 일을 직접 경험했다. 1982년 삼성전자에 근무할 당시 액면가 500원에 60주 받아놓은 우리사주가 1988년 이후 매년 무상증자와 주식배당으로 66주로 늘어났고 배당금 430만 원까지 더해 1억500만 원이 됐다. 임 씨는 회사를 그만둔 뒤 우리사주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다가 얼마 전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이 주식을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고서야 ‘대박을 터뜨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고 있던 수십 년 동안 보유 주식의 주가가 수직 상승하면서 당초 투자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깜짝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은 임 씨뿐만이 아니었다. 한 투자자는 35년 전에 샀던 태평양 주식 덕에 최근 4500만 원이란 큰돈을 손에 쥐었다. 태평양 주식 19주가 무상증자와 회사 분할로 아모레퍼시픽 22주, 아모레퍼시픽그룹 13주로 늘어난 덕분이었다. 이들은 비록 의도하지 않았지만 투자매력도가 높은 우량한 주식에 30년 넘게 장기 투자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달콤한 열매의 산증인이 된 셈이다.

예탁원은 8월 29일부터 9월 30일까지 벌인 ‘미수령 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을 통해 2800여 명의 주주에게 이들이 몰랐던 1060억 원어치의 주식 7787만 주를 되찾아 주었다. 뒤늦게 자기 주식을 찾은 이들 중에는 가치 있는 주식에 오랫동안 투자하는 것이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주는 사례가 상당수였다.

미수령 주식이란 증권사에 맡기지 않고 투자자가 보유하다 이사 등으로 주소나 연락처가 바뀌면서 무상증자나 주식배당으로 늘어난 주식을 찾아가지 못해 발생한 주식을 말한다. 미수령 주식은 6월 말 현재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포함해 500개 기업의 1억7000만 주, 시가로 2414억 원(비상장 법인은 액면가 적용)에 이른다. 아직 1350억 원가량의 주식이 또 다른 대박의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 미수령 주식을 보유했는지는 예탁결제원 홈페이지(www.ksd.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수령 주식을 찾을 때는 신분증과 본인 명의 증권회사카드를 갖고 서울의 예탁결제원 본원이나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전주지원을 방문하면 된다. 02-3774-3600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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