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 국방부 및 해군과 잠수함 계약 체결을 위한 단독 협상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잠수함 수주 경쟁관계에 있던 프랑스와의 협상을 파기해 대우조선해양이 단독 협상자가 되면서 단일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수출 계약을 눈앞에 뒀다.
인도네시아 잠수함 프로젝트는 1400t 규모의 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약 1조2000억 원(11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앞서 방산수출 단일 계약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5월 T-50 고등 훈련기 인도네시아 수출(4억 달러)이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세계적인 잠수함 건조 강국인 프랑스, 독일, 러시아가 모두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대우조선해양은 가격, 품질 및 조선기술 협력 등의 다양한 카드로 인도네시아를 설득했다. 이에 앞서 2003년 12월과 2009년 4월 인도네시아 정부가 각각 발주한 잠수함 2척의 성능 개량 및 정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쳐 건조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쌓은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7월 프랑스 업체와 대우조선해양이 1차 협상자가 된 이후 인도네시아가 프랑스 업체와의 협상을 파기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단독 협상을 진행하게 됐다. 앞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잠수함의 세부적인 기술 사양, 계약 내용 등에 관한 실무적인 조율 작업을 진행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에 수출될 잠수함은 수출용으로 독자 개발한 1400t 급”이라며 “곧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이어 11월 최종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T-50의 인도네시아 수출처럼 지난해 12월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 당시 양국 간 방산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국방부,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방위사업청, 해군 등 민·관·군이 합심해 매달린 결과”라며 “1990년대 초 우리나라는 독일, 프랑스 등에서 전수받은 기술로 잠수함 건조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우리에게 기술을 전수해준 국가를 제치는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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