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리포트]BS금융지주 vs DGB금융그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3시 00분


부산-대구 ‘금융지주 No.1’ 자존심 격돌

지방은행들의 변신이 눈부시다. 올해는 지방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 원년으로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금융지주사로 탈바꿈했다. 특히 지방은행의 양대 산맥인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각각 BS금융지주, DGB금융지주를 출범시키면서 이제 지방 대표 금융지주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올해 3월 먼저 지주사로 전환한 BS금융지주가 자산이나 실적 면에서 조금 앞서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캐피털이나 저축은행 등 추가적인 계열사 인수에 따라 순위는 뒤바뀔 수 있다. 특히 두 은행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한 것이 경남은행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누가 경남은행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크게 달라진다.

지방은행의 지주사 전환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로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느냐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방 금융지주는 카드사나 증권사 등 시너지를 내는 계열사가 없거나 미흡한 상태라서 당장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지주사 설립 이후 실적 좋아진 BS금융

BS금융지주는 출범 이후 자회사의 영업성장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225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특히 은행 부문 당기순이익은 1065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가 늘어났다. 자회사로서 BS투자증권과 BS캐피탈을 보유한 것도 대구은행에 비해 강점으로 작용한다. BS금융지주 관계자는 “증권사 등 계열사들이 완전히 자리 잡은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9월에는 은행 소속이었던 부산은행 경제연구소를 금융지주사 산하로 격상시켜 ‘BS경제연구소’를 만들었다. BS경제연구소는 앞으로 은행 업무와 관련된 연구뿐만 아니라 그룹 내 경영 현안 및 지역경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또 BS금융지주는 증권사 및 캐피털과 은행 간 연계영업을 강화해 개인영업 부문에서 시너지를 만들어 갈 방침이다.

지주사 출범 당시부터 추진하던 저축은행 인수에도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은 9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영업정지 저축은행이 아닌 부산지역 내 우량한 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BS금융지주 측은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지역 내에서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고객을 껴안겠다는 생각이다.

○ 계열사 인수에 힘 쏟는 DGB금융


대구은행은 부산은행에 이어 지방은행 중에는 두 번째로 5월 DGB금융지주를 출범시켰다. 아직까지는 계열사가 대구은행 이외에 대구신용정보, 카드넷 2곳밖에 없어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캐피털 등 계열사 인수에 힘을 쏟고 있다.

4일 메트로아시아캐피탈과 주식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캐피털 인수를 통해 지역 내 지역병원 등 중소기업의 리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과 캐피털의 시너지를 통해 종합 서민금융기관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또 캐피털 인수와 별도로 수도권과 대구 경북 지역에 추가로 영업점을 신설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향후 대구 경북 지역에서 기반이 안정되면 동남권의 경남 창원 등 공단지역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캐피털 인수와 은행의 공단지역 진출이 함께 이뤄진다면 기업금융과 공장의 중장비기계 리스 영업 같은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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