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제품에 ‘헬스 앤드 웰빙(Health and Wellbeing)’ 개념을 담겠습니다.”
1891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작은 전등공장으로 시작한 ‘필립스’가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았다. 필립스의 한국법인인 ㈜필립스전자 김태영 사장(사진)은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혁신적인 헬스케어 제품으로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회사의 비전을 설명했다.
필립스는 1936년 세계 최초로 전기면도기를 개발하고 1983년 콤팩트디스크(CD)를 발명하는 등 기술 중심의 전자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주력산업을 전자에서 ‘헬스케어’로 완전히 바꿨다.
김 사장은 “필립스는 꾸준히 글로벌 트렌드를 읽고 비즈니스 기회를 미리 찾는다”며 “지금 잘나가는 사업도 회사의 장기 목표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즉각 포기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사업이 호황일 때 반도체 부문을 분사해 정리하고 TV등 가전 부문 사업을 과감히 축소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라는 것. 2005년 필립스 전체 매출에서 45%를 차지하던 가전은 올해 26%까지 줄어든 반면 헬스케어는 16%에서 40%로 증가했고 조명은 17%에서 34%로 늘었다.
김 사장은 1982년 필립스전자에 입사한 뒤 의료기기 사업본부의 창설을 주도했으며 미국 필립스 메디컬시스템스 이사를 거쳐 2006년부터 한국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한국법인이 필립스의 전 세계 법인 중 매출로는 15위권이지만 중요도는 5위권”이라며 “한국법인은 미국 유럽이 경제위기를 겪는 최근 수년간도 10%대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의료기기는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필립스는 삼성서울병원과 간암 및 자궁암 치료를 위한 ‘고집적 초음파 종양치료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기존 초음파 종양치료기가 ‘점’ 단위로 초음파 치료를 한 반면 이 제품은 종양 전체에 한꺼번에 초음파를 쏴 치료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김 사장은 “조명 및 가전 모든 제품에도 ‘헬스 앤드 웰빙’ 개념을 심는 것이 목표”라며 최근 출시한 공기튀김기를 소개했다. 공기로만 음식을 튀기는 기술로 지방을 최대 82%까지 줄였다고.
그는 개인적으로 최근 가장 관심 갖는 회사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놀라운 의사결정 속도와 과감한 투자로 빠른 시간에 세계 최고의 전자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삼성그룹이 ‘헬스’와 ‘에너지’를 신수종사업으로 집중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이 분야에 먼저 진출한 회사로서 삼성과의 경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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