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정보기술(IT) 업계를 이끌어 오던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가 5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상상력으로 세상을 바꿔온 그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애플과 법정 공방을 벌이는 삼성조차도 고인의 창조적 정신과 업적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애도를 표했다.
기업가의 죽음이 전 세계를 뒤흔든 일은 이례적이다. 그것은 아마 잡스가 단순한 기업인을 떠나 역사에 남을 혁신가 중 한 명으로 꼽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6년 전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항상 갈망하고 항상 무모하라. 하루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라”라고 충고했던 잡스.
그는 스스로도 ‘세상에 다시 없는’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애플=잡스’라는 공식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아이튠스로 음악 콘텐츠와 하드웨어의 장벽을 허무는가 하면 아이폰을 통해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생태계를 탄생시켰다. 그의 사망 소식도 바로 그가 탄생시킨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사람들은 인류의 삶을 더 만족스럽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 온 잡스가 남긴 제품들을 ‘혁신’이라고들 칭한다.
잡스가 없는 애플은 그래서 투자자들에게 아직까지 ‘미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애플’의 주가에는 기업의 실적을 넘어 생활 패턴을 바꿔낼 잡스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까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 잡스의 부재로 인해 애플사의 창의와 도전 정신에도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는 냉정한 주가의 세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잡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애플의 주가는 이틀 연속 2% 넘게 하락했다. 반면 경쟁 회사의 주식은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다.
한 유명 펀드매니저는 투자에서 ‘기술의 혁신’이 가장 두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삶의 패턴을 바꿔버리는 기술의 진보라고 하는 것은 아무리 뛰어난 펀드매니저도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잡스의 상상력과 그의 손끝에서 태어났던 기술의 혁신이 그리운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그의 사망 하루 전인 4일 애플의 후임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아이폰4S를 발표했다. 그러나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S에 사람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변화’를 기대하던 소비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잡스의 죽음으로 아이폰4S에 다시금 시선이 가고 있고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지만 잡스 없는 애플의 출발이 위태로운 것만은 사실이다. 투자자들은 애플이 잡스는 잃었더라도 상상력의 힘은 잃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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