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한 몸에 받던 유망주 투수가 있었습니다. 최우수선수도 여러 차례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성적은 신통치 않습니다. 나갔다 하면 죽을 쑤고 벤치만 지키기 일쑤입니다. 여전히 팬들은 기대를 버리지 않았지만 속은 타 들어갑니다.
요즘 중국펀드가 딱 이렇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평균 30% 이상 폭락했습니다. 올해 초에만 해도 중국의 긴축 기조가 완화되면 중국 증시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은행주와 부동산주를 중심으로 급락하면서 2007년 고점 대비 64%나 떨어진 상태입니다.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합니다. 당분간은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긴축 기조를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수출 둔화, 인플레, 부동산 거품, 지방정부 부채, 은행 부실, 외화자금 경색 등 구조적 요인들로 경착륙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할지 망설이는 분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투자하려는 대상부터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뭉뚱그려 중국펀드라고 하지만 사실은 홍콩펀드와 중국 본토펀드로 나뉩니다. 홍콩 증시는 개방도가 높고 유동성도 풍부하지만 외국인투자가에게 좌우돼 세계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반면 본토펀드는 외국인 투자가 제한돼 대외의존도와 경기 민감도가 낮지만 그 대신 중국 자체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중국경제와 중국증시도 구별해야 합니다. 고성장하는 신흥국에서는 주가와 경제가 따로 움직일 때가 많습니다. 사회주의국가인 탓에 정부정책에 대한 영향도 많이 받습니다. 업종별로도 차이가 큽니다. 전체적으로는 부진하지만 태양광, 전기차 등 7대 신흥전략산업과 내수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주가가 거의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단기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유동성 문제만 해결되면 내년 1분기를 지나면서 상승하겠지만 V자 반등은 어렵다”며 “업종별로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오르면 급격히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며 “그래도 투자한다면 유럽 리스크가 큰 홍콩보다는 본토주가 낫고, 그레이트차이나(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에 분산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지금까지 수출 주도의 고성장 경제, 중국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 하나만 바라보며 중국에 투자한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막연하게 ‘중국’이 아니라 중국시장의 다양한 모습을 연구하며 투자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일 것입니다. 유망주 투수의 과거 화려했던 스펙에만 혹하지 말고 어깨, 체력, 담력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가능성을 판단해야 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