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는 연애와 같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3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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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는 연애와 같습니다. 사람마다 끌리는 기준이 다르죠. 내가 어떤 미인을 좋아하면 그 이유를 정확히 알아야 좋은 관계가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인이 나를 싫어할 가능성이 커요."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1 KRX엑스포'에서 '투자자들이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열어 주식시장 참가자들의 투자 심리와 종목 선택에 따른 유형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주식투자자의 일반적 성향은 크게 '정답찾기'와 '좌충우돌' 형으로 나뉜다고 했다.

'정답찾기'형은 개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남들 눈에 그럴듯한 정답 같은 모습을 추구한다.

'좌충우돌'형은 환상을 가지고 `대박'을 추구하는 개인의 일반적 성향이다. 유명인의 이야기를 신봉하고 백화점에서 명품을 사듯 종목을 고른다.

황 교수는 "이들은 종목 정보를 마치 대세처럼 받아들이고 전파하며, 손실이 나도 절대 말하지 않고 자신이 재미 본 이야기는 열심히 한다"며 "주식시장 종사자의 먹이가 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정답찾기' 유형에는 정석적으로 투자하는 '모범생', 대중의 공포심리와 다르게 움직이는 '고수', 거시적인 식견을 가지고 시장에서 거리를 두는 '평론가' 형이 있다.

비주류 측인 '좌충우돌' 형에는 주식시장을 도박판으로 생각하는 단타 투자자 '주식 폐인', 남들이 좋다는 종목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는 '호구', 자신의 고집에 따르는 오만한 '확신범' 형이 해당한다.

황 교수는 "호구형은 잃어도 다시 한 번이라는 생각으로 다음에는 안 당한다고 하면서도 또다시 당한다. 확신범은 돈을 잃어도 자기 고집에 그럴듯한 명분을 만들고, 손실을 봤던 기억 때문에 주식은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아 하면서도 '큰 것 한방'을 위해 다시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개미 투자자들이 해당하는 호구와 확신범의 성향을 바꾸는 것은 성격을 바꾸는 것만큼 어렵다"며 "성향을 못 바꾼다면 자신의 투자 방식을 인식하고 있어야 그 유형에서 나타나는 실수를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식 종목은 안정적 수익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안정성장 성향'과 지금은 매력도가 떨어지지만, 과거 성과를 냈던 `왕년 스타 성향'으로 크게 분류했다.

세부적으로는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내수 위주 가치주인 '엄친아주', 현재 수익률은 좋지 않나 잠재적 가능성이 있는 '문제아주'를 비롯해 '토마토주', '레몬주', '성격주', '희망주' 등 8가지로 분류했다.

황 교수가 지난 1년간의 누적 수익률을 코스피200지수와 비교한 결과, '성격주'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레몬주'가 가장 낮았다.

그는 "모 아니면 도처럼 자신의 성격이나 정체성이 분명한 성격주는 현재보다 미래의 새로운 산업 투자로 보이는 종목"이며 "레몬주는 절대 안 망할 것 같은 회사지만 재무제표 등 객관적 지표가 아니라 광고로 친숙한 회사다. 개미들을 실패하게 하기 십상인 종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격주의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단순히 한 종목의 문제가 아니고 세계 경제의 흐름, 시대의 조류까지 반영한 결과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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