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오피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KT, MS와 손잡고 ‘올레 오피스365’ 출시…
한컴, 고객사 서버저장 강점 내세워 대응

KT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13일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 워크 솔루션인 ’올레 오피스365’ 출시 행사를 갖고 본격 서비스에 들어갔다. KT G&E 부문 전략본부 김홍진 부사장(오른쪽),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김 제임스 사장(왼쪽). KT 제공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한 오피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개인이 서버와 소프트웨어 등 정보기술(IT) 관련 자원을 일일이 구입하는 대신 원하는 만큼만 쓰고 통신요금처럼 사용량에 따라 돈을 내는 방식을 말한다. 양사의 협력은 시장지배력이 있는 소프트웨어업체와 통신회사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클라우딩 컴퓨팅 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 “스마트 워크 시장 잡아라”

KT와 한국MS는 13일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오피스 소프트웨어인 ‘올레 오피스365’를 정식 출시했다. 이는 MS가 6월에 미국에서 처음 공개한 ‘오피스 365’에 KT의 브랜드 ‘올레’를 붙인 것이다.

‘올레 오피스 365’는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등 MS의 오피스 소프트웨어와 e메일, 회사 포털 사이트 등 기업 업무에 필요한 IT 자원을 1인당 한 달에 7600원(50인 이하 기준)만 내면 제한 없이 쓸 수 있게 했다.

KT는 경쟁력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통신상품을 묶음으로 팔아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KT 통합 플랫폼 개발본부 우정민 상무는 “한국MS와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지만 이미 해외에 둘을 묶어 제품을 내놓은 사례가 있다”며 결합상품 출시 가능성을 내비쳤다. 실제로 MS는 전 세계 36개국 통신사와 이 같은 협력을 추진 중인데 일본의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 등이 결합상품을 내놓고 있다.

○ 서버 저장방식에 차이

구글은 2006년 MS와 유사한 ‘구글 앱스’를 출시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SK텔레콤과 제휴해 구글 앱스를 선보였지만 아직 인지도가 미미하다. 이 때문에 한국 내 MS의 경쟁상대로는 현재 국내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을 양분하는 토종기업 ‘한글과컴퓨터(한컴)’가 꼽힌다. 한컴은 최근 ‘우물안 개구리’라는 한계를 넘고 글로벌 기업인 지멘스에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오피스 소프트웨어인 ‘씽크프리 서버’를 공급하기도 했다.

한 IT업계 전문가는 “양사 경쟁의 관전 포인트는 소프트웨어의 품질과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안전성”이라고 했다. 기술적으로 MS의 방식을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라 하고 한컴의 방식을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라고 한다.

MS의 서비스는 오피스로 작업한 정보가 싱가포르에 있는 MS의 데이터센터에 저장된다. 보수적인 국내 기업으로선 자신의 회사 정보를 다른 회사의 서버에 둔다는 게 부담일 수 있다. 반면 한컴은 자사 서버가 아니라 고객사의 서버에 자료를 저장할 수 있게 한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품질은 글로벌 기업인 MS가 근소하게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PC 기반 오피스 시장에서 8 대 2(MS 대 한컴)와 7 대 3 정도인 시장점유율 구도가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시장에선 어떻게 바뀔지가 관심사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