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 실버라도, 승차감·인테리어 등 중형 승용차 급
젊은층 스타일 카마로SS, 426마력 가속력·배기음 매력적
올드 쉐보레 '콜벳'
《13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미시건 주 디트로이트 시내에서 40분 정도 차를 타고 가자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아스팔트 평원이 나타났다. 세계 최대 수준인 제네럴모터스(GM)의 밀포드 자동차 주행시험장. GM은 자사(自社)의 대표 브랜드 쉐보레의 100주년을 맞아 전 세계 기자들을 이곳으로 초대해 시승회를 열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쉐보레 16개 모델 중 10종류 핵심 차종이 기다리고 있었다.》 ○ 광활한 크기에 압도
1924년 자동차회사 중에선 처음으로 문을 연 밀포드 자동차 주행시험장의 면적은 16.2km²(약 490만평)에 이른다. 시험장 내에는 107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시승행사가 열린 장소는 차량 역학 시험장(VDTA)으로 27만m² 규모의 직사각형 공터여서 검은 호수(Black Lake)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차가 빙글빙글 스핀할 정도로 운전대를 마음껏 잡아 돌려도 안전하도록 만들어졌다. 일반 도로에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하며 차체의 안정성을 점검하고, 전자장비가 얼마나 사고위험을 줄여주는 지 등을 테스트하는 곳이다.
밀포드 주행시험장 전체 주행로의 총 연장은 212km이며 연간 2000만km에 이르는 주행테스트가 이뤄진다. 주행시험로는 4km나 되는 직선로 2개를 비롯해 6.1km의 원형트랙, 7.2km의 복합주행로, 경사로, 비포장도로 저마찰로 등이 있다.
○ 미국의 상징인 픽업트럭 파워
미국에서 판매되는 쉐보레 모델은 모두 16종류다. 이중 △소형차 ‘소닉(한국명 아베오)’ △준중형 ‘크루즈’ △전기차 ‘볼트’ △스포티 쿠페 ‘카마로SS’ △정통 스포츠카 ‘콜벳’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서버번’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 등 10종류 30여대가 시승차로 나왔다.
가장 관심을 끈 차종은 스포츠카인 콜벳이나 카마로SS 보다는 이런 기회가 아니라면 타보기 힘든 실버라도와 서버번이었다. 픽업트럭은 한국의 1t 트럭과 비슷한 화물차의 역할을 담당하지만 그 외에도 스포츠 장비를 싣거나 캠핑카 또는 요트를 연결해 끌고 가는 레저용도로도 많이 쓰인다.
실버라도에 들어간 6.2L V8엔진은 403마력의 힘을 내뿜는다. 버스처럼 높은 운전석에 앉아 가속페달을 밟자 육중한 덩치는 제법 가볍게 가속이 된다. 엔진소리도 듣기 좋게 으르렁거린다. 승차감은 중형 승용차급 정도다. 화물용이 아니라 승용으로도 자주 쓰이기 때문에 인테리어나 오디오 시스템도 승용차와 비슷했다.
속도는 쉽게 시속 160km까지 올라갔는데 핸들링이 좋지는 않아 커브길을 빠른 속도로 달리긴 무리였다. 하지만 미국의 도로가 대부분 직선 위주여서 고속도로에서 승용차 못지않은 주행 실력을 뽐낸다. 차체의 폭이 2m에 이르고, 길이도 5.84m여서 주차장이 넓은 미국이나 캐나다가 아니라면 주차는 쉽지 않아 보였다.
서버번은 실버라도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SUV로 광활한 실내 크기를 자랑한다. 5,6명이 짐을 가득 싣고 장거리 여행을 떠나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연료가격이 낮고 도로가 넓은 미국 시장이 아니면 생존하기 힘든 차종이지만 다재다능함과 여유롭고 편안한 운전은 매력적이었다.
○ 짜릿한 볼트
충전된 전기만으로 64km를 달릴 수 있는 볼트는 생각보다 운전할 때 위화감이 적고 승차감과 핸들링도 일반 준중형차급으로 괜찮아서 완성도가 높았다. 볼트에는 LG화학에서 만든 리튬이온 배터리(약 200kg)가 들어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력은 11초 정도로 1.6L 준중형차와 비슷했다. 전기로 갈 때는 너무 조용해서 타이어가 노면과 마찰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시승했던 모델은 4만 달러(약 4600만 원)로 가격이 차의 크기나 용도에 비해 비싼 것이 흠이다.
카마로SS는 6.2L V8엔진이 들어가 426마력을 내며 실제로 측정한 시속 100km까지 가속력은 5초 중반. 가속력과 배기음은 매력적이었지만 핸들링은 스포츠카로 보기엔 조금 부족했다. 그래도 스타일은 젊은층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모델은 1.4L 터보엔진이 들어간 소닉과 크루즈였다. 배기량은 적지만 친환경 터보차저를 붙여서 2.0L급에 가까운 힘(138마력)을 냈다. 시속 100km까지 가속력은 8∼9초대로 날랜 편이고, 고속도로 주행 연비는 18∼20km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매력적인 1.4L 터보엔진은 아직 한국 판매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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