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의 3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실상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1, 2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3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두 회사는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15만5697대를 판매한 르노삼성차가 12만5730대를 판매한 한국GM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두 회사의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은 각각 10.6%, 8.6%였다.
○ 9월 판매 ‘500대 차이’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한국GM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올해 3월 ‘쉐보레’ 브랜드를 새롭게 도입한 한국GM은 대대적인 광고 공세와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3위로 치고 나갔다. 한국GM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아베오’, ‘카마로’, ‘캡티바’, ‘올란도’, ‘크루즈 5’ 등 5종의 신차를 선보였다. 덕분에 상반기에 6만9072대의 차량을 판매해 5만2602대에 그친 르노삼성차를 제쳤다. 두 회사의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각각 9.3%, 7.1%를 기록했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 도입 이후 다양한 광고로 브랜드 인지도가 6개월 만에 98% 수준까지 올라갔다”며 “여기에 ‘스파크’ 등 전통적인 베스트셀링 모델과 함께 ‘올란도’, ‘크루즈 5’ 등 새로 내놓은 신차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본 부품 의존도가 높은 르노삼성차가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생산에 타격을 입은 점도 한국GM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상반기에 뚜렷한 신차를 내놓지 못해 한국GM의 공세를 지켜보고만 있던 르노삼성차는 하반기(7∼12월)에 잇따라 신차를 선보이며 반격에 나섰다. 르노삼성차는 7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M5’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판매량 회복의 시동을 걸었다.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1만 대를 넘기지 못했던 월별 판매량도 7월에는 1만 대를 넘어섰다.
8월에는 르노삼성차의 최고 기대주인 신형 ‘SM7’이 선을 보였다. 7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바뀐 SM7의 판매 호조로 르노삼성차는 9월 한 달간 1만1215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1만1754대를 판매한 한국GM과의 격차는 500여대에 불과했다.
○ ‘말리부’와 ‘SM7’이 키 플레이어
이제 남은 시간은 불과 두 달 남짓. 두 회사는 이 기간 동안 판매량 증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한국GM이 올해 3위 유지의 열쇠로 보고 있는 모델은 10월 선보인 중형 세단 ‘말리부’다.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르노삼성차 ‘SM5’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중형 세단 시장은 가장 판매량이 많은 시장이다. ‘토스카’의 단종으로 이 시장에서 잠시 발을 뺐던 한국GM은 말리부를 통해 3파전을 4파전으로 바꿔놓겠다는 계획이다. 한국GM 관계자는 “1964년 첫선을 보인 말리부는 북미 지역의 대표적인 중형차 자리를 유지해 왔다”며 “국내에 새롭게 선보이는 8세대 말리부는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맞서 르노삼성차는 SM7의 판매 호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8월 16일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SM7은 총 5257대가 팔렸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SM 시리즈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아 새로운 SM7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월별 판매 대수도 연말까지 계속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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