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지붕 뚫고 하이킥… 1L 1972.51원 또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5일 02시 00분


40일째 계속 올라… 환율 상승 탓

한 달 넘게 이어진 기름값의 오름세가 좀처럼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14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3일 L당 1971.94원으로 종전 최고가(4월 5일의 1971.37원)를 6개월여 만에 뛰어넘은 데 이어 14일에도 전날보다 0.57원 오른 L당 1972.51원(오후 3시 기준)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4일 L당 1933.21원 이후 40일째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다.

서울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도 14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0.3원 오른 L당 2046.26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 휘발유 가격은 11일 2044.67원을 찍으며 기존 최고치(지난달 4일의 2043.76원)를 넘어선 이후 나흘 연속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정부가 대안주유소 설립 등 꾸준히 유가 인하대책을 내놓고 있는데도 이처럼 기름값이 크게 오른 주원인은 원-달러 환율 상승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 석유제품의 원료인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1일 배럴당 109.67달러에서 14일 102.55달러로 6.5%가량 떨어졌다. 기름값만 놓고 보면 휘발유 가격은 내렸어야 맞다. 하지만 같은 기간 1달러에 1062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1156원으로 8.9%나 올랐다. 지난달 22일에는 달러당 1193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처럼 환율 상승폭이 원유가격의 하락 폭을 압도하면서 정유사의 원가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싱가포르 석유제품 현물시장 가격과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결정되는 국내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가격은 지난달 둘째 주 L당 1860.08원을 기록한 이후 같은 달 넷째 주에는 1864.89원으로 올랐다.

휘발유 가격의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환율 상승이 이달 들어 주춤하는 사이 글로벌경기 침체 우려로 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두바이유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달 초 배럴당 116달러 수준이던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휘발유 가격은 13일 현재 121.72달러로 오른 상태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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