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최근 굵직한 일감을 따내면서 당초 예상했던 올해 수주 목표를 넘어섰다. 대우조선은 15일 미주지역의 한 해양 시추회사로부터 5억5000만 달러(약 6400억 원) 상당의 드릴십(시추선) 1척을 수주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앞서 14일에는 대형 석유회사인 셰브론으로부터 14억 달러(약 1조6100억 원) 규모의 천연가스 생산용 고정식 해양 플랫폼을 수주했다.
대우조선은 “2건의 수주 성공으로 기존 선박의 선종 변경에 따른 추가금 등을 포함한 올해 전체 수주액이 약 120억 달러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2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선박경기 불황으로 수주 목표를 110억 달러로 예상했었다.
이처럼 대우조선이 일찌감치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한 것은 대규모 컨테이너선과 해양플랜트 덕분이다. 대우조선의 올해 수주 현황을 보면 1만 TEU급(1TEU는 길이 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하의 컨테이너선은 2척밖에 수주하지 않았다. 반면 1만8000TEU 20척, 1만3100TEU 5척 등 대형 컨테이너선의 수주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건조 금액과 영업이익률이 높은 해양플랜트 분야의 수주에도 잇따라 성공하면서 드릴십, 고정식 플랫폼 등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만 52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대우조선 측은 “그동안 꾸준히 축적한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거래회사는 물론이고 신규 거래사와의 신뢰를 쌓은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척(기)당 규모로 가장 큰 14억 달러를 발주한 셰브론은 지금까지 대우조선에 총 11건의 해양설비 프로젝트를 맡겼다. 또 가장 최근에 수주한 드릴십은 대우조선이 자체 개발한 DSME-12000형으로 제작되며, 기존 시추선보다 1000t이나 많은 생산설비를 실을 수 있다.
올해 수주 목표를 돌파함으로써 대우조선은 향후 2년 6개월∼3년 동안의 일감을 미리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앞으로 2년 6개월 동안 단 한 건의 추가 수주가 없어도 조선소가 쉴 틈 없이 가동된다는 것을 뜻한다. 또 인도네시아 잠수함 프로젝트 등을 포함한 추가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올해 최종 수주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잠수함 외에도 드릴십,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추가 수주를 위한 논의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조선시장의 선점을 위해 친환경 선박 등 차세대 선박의 연구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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