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신형 티구안의 자동주차기능 표시. 차모양의 그래픽에 ‘R’자가 보이면 후진 기어를 넣으라는 의미다.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폴크스바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티구안’은 타이거와 이구아나의 합성어다. 오프로드에서는 호랑이처럼 강하고 도심에서는 이구아나처럼 민첩하다는 뜻이다. 오프로드는 달려 보지 않았으나 도심에서의 성능은 인정해야겠다. 게다가 신형 티구안은 연료소비효율(연비)과 편의성 면에서 더 영리해졌다. 콤팩트 SUV여서 적재공간이 크지 않아 짐이 많을 때를 빼면 많은 부분에서 만족스러운 차다.
신형 티구안의 백미(白眉)는 자동으로 주차해주는 ‘파크어시스트 2.0’이다. 프리미엄 모델에 적용된 이 기능은 평행주차만 됐던 1세대 시스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직각(T자)주차도 된다. 사실 평행주차가 어렵기는 하지만 직각주차 공간이 많은 국내에서는 이를 활용할 일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신형 티구안이라면 직각주차가 서툰 일부 운전자도 겁내지 않아도 될 정도로 파크어시스트 2.0은 진화했다.
주차장에서 천천히 주행하면서 핸들 모양에 ‘P’라고 쓰인 버튼을 누르면 12개의 초음파 센서(감지 범위 4.5m)가 주차에 적합한 공간을 감지하고 후진기어(R)를 넣으라고 지시한다. 후진기어 지시 시점이 다소 느린 감이 있으니 화면을 잘 보고 있어야 한다. 후진기어를 넣자 티구안은 혼자 핸들을 돌리며 주차를 시작했다. 브레이크에 살짝 발을 대고 지시하는 대로 전진과 후진기어를 바꿔주니 티구안은 한두 번 정도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면서 직사각형의 주차공간 한가운데에 차를 대줬다.
주의할 점은 티구안을 믿되 끝까지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주차를 해보기 전에는 이 기능에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인데 비교적 빠른 속도로 주차를 하는 티구안을 보면서 마음을 놓았다. 하지만 기계는 기계일 뿐. 완전히 믿고 맡기기보다는 언제라도 브레이크를 밟을 준비를 하고 리어뷰 미러와 기어 표시를 보면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신형 티구안의 외부 디자인은 전조등 모양이 조금 바뀌어서 눈매가 날카로워졌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티구안의 특성인 순발력과 빠른 반응도 여전했다. 2.0 TDI 엔진, 7단 DSG변속기를 단 신형 티구안은 최대출력이 140마력, 최대토크는 32.6kg·m이다.
연비는 L당 18.1km에 이른다. 폴크스바겐의 엔진 기술 덕분이지만 ‘스타트-스톱 시스템’과 ‘코스팅 모드’도 한몫한다. 스타트-스톱 시스템은 차가 정지했을 때 자동으로 엔진을 멈추게 하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다시 작동하게 하는 기능이며 코스팅 모드는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개입이 적은 고속주행 때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기어가 중립으로 변경되면서 주행거리를 늘리는 기능이다. 스타트-스톱 시스템은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여 도심 주행 시 100km당 약 0.2L의 연료가 절약된다. 가격은 2.0 TDI 프리미엄 모델이 4450만 원, 내년 초에 나올 2.0 TDI 컴포트 모델이 379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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