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 공개당초 ‘넥서스 프라임’ 대신 “삼성 정체성 반영” 이름 바꿔
19일(현지 시간) 오전 홍콩컨벤션 센터. 전 세계에서 온 500여 명의 기자가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등으로 소리를 지르며 먼저 들어가겠다고 몸싸움을 벌였다. 힘겹게 들어선 발표장 정면에는 ‘구글과 삼성, 그 모든 가능성’이란 문구가 쓰여 있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이날 최신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세계 최초로 탑재한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를 공개했다. 과거 PC시대를 마이크로소프트(MS)의 OS와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연합한 ‘윈-텔 동맹’이 주도했다면 스마트폰에서는 삼성과 안드로이드, 즉 ‘삼드로이드 동맹’이 이끌겠다는 공식 선언이었다.
가장 큰 경쟁자는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의 ‘아이폰’. 마침 행사 직전 공개된 애플의 3분기(7∼9월) 실적은 시장의 기대 이하였다. 특히 아이폰 판매량은 시장 예상치인 2000만 대에 한참 못 미친 1707만 대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3분기에 2800여만 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폰 판매량 세계 1위에 오른 것이다. ▼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스마트폰-태블릿PC 공용 OS ▼ 안드로이드 빔, 폰끼리 대기만해도 사진 이동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의 표정은 자신만만했다. 신 사장은 “올해는 안드로이드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OS로 부상한 해”라며 “삼성의 하드웨어 기술과 구글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만나 끊임없이 혁신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대표 브랜드 ‘갤럭시’와 구글의 ‘넥서스’가 결합한 ‘갤럭시 넥서스’라는 이름부터 두 회사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나타낸다. 당초 이번 제품의 이름은 ‘넥서스 프라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갤럭시 시리즈가 전체 안드로이드폰의 대표주자로 떠오르면서 구글이 먼저 삼성전자의 ‘정체성’을 신제품 이름에 넣자고 제안했다. 이영희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해에도 구글이 먼저 ‘갤럭시S’를 본떠 ‘S’를 넣고 싶다고 제안해 넥서스S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소개했다.
○ 아이스크림 “사랑받는 OS 되겠다”
이번 제품에서 두 회사는 ‘사용자 편의’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 외관 디자인도 애플이 아이폰과 비슷하다며 공격했던 ‘갤럭시S’와 크게 달랐다. 손에 쉽게 쥘 수 있도록 표면을 자연스러운 곡면으로 만들었다. 세계 각국의 통신사업자가 각자의 환경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과 초고속패킷접속플러스(HSPA+)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아이스크림샌드위치 OS는 안드로이드 OS 가운데 처음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모두 쓸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개발자들도 더욱 쉽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두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해도 사진이 옆 기기로 이동되는 ‘안드로이드 빔’ 기능을 선보이자 행사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홈 버튼을 없애고 그림으로 표시된 아이콘으로 쉽게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게 한 것도 새 OS의 특징이다.
○ 모토로라 7.1mm 슬림폰 내놔
이날 애플은 3분기에 매출 282억7000만 달러(약 32조5105억 원), 순이익 66억2000만 달러(약 7조6130억 원)를 올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9%, 순이익은 53.5% 증가했다. 2분기와 비교하면 순이익은 10%가량 줄었다. 주당 순이익은 7.05달러로 시장의 기대치(7.2∼7.3달러)에 못 미쳤다.
애플의 새 사령탑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4S의 반응이 환상적인 만큼 연말에는 실적이 강력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4분기(10∼12월)에 매출 370억 달러, 주당 순이익은 9.30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모토로라코리아는 이날 두께가 7.1mm에 불과한 초슬림 스마트폰 ‘모토로라 레이저’를 선보였다. 카메라가 달린 헤드 부분을 제외한 본체 두께만 보면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다. 올해 8월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휴대전화 사업부문) 인수 발표 후 내놓은 첫 스마트폰이지만 구글은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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