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국가 과학기술과 경제개발의 심장이었던 홍릉. 이곳을 거쳐 간 사람들이 들려주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제1회 Tedxhongreung'이 오는 29일(토) 오후 2시 홍릉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내 존슨강당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에는 홍릉과 인연이 있는 6명의 연사들이 ‘그 순간 나는...’을 주제로 자신의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혹은 전환점이 되었던 순간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행사는 홍릉과 연관 있는 유명인사가 각각 18분씩 강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혜문 스님(‘조선을 죽이다’ 저자, 문화재반환운동가), 이만열(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이문재 교수(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박완철(KIST 물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장재호(미디어 아티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신인철(‘토요일 4시간’ 저자, LG 생명과학 홍보팀)이 연사로 나서 홍릉과 나눌 그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1부 행사와 2부 행사 중간에는 청어람 무용단 소속 김주연, 김희영, 정민희 씨의 공연도 즐길 수 있다.
평소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이날 행사를 위해 특별히 연구소를 개방하고, 가족들과 동반한 이들을 위해 ‘과학탐방’ 프로그램 체험도 가능하도록 했다. 참가비는 개인당 1만원이다. 단, 가족을 동반할 경우 1인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행사 이후에 모든 강연은 TED 홈페이지는 물론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테텍스 홍릉 홈페이지(www.tedxhongreung.com)’를 통해 할 수 있다.
행사 관계자는 “신촌하면 대학가로 인식되는 것처럼 홍릉도 과학과 연구의 메카라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며 “이 행사가 홍릉 클러스터 형성에 기틀을 마련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경희사이버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후원한다.
※ Why 홍릉? 홍릉은 명성왕후의 ‘빈 무덤’이 있었던 곳이다. 또한 과학기술(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 경제개발 계획(한국개발연구원, KDI)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견인해 온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는 고려대, 경희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명문대학이 자리잡고 있고, 최동훈, 봉준호 등 걸출한 영화감독을 배출한 영화진흥위원회가 있다.
■ 첨 부 : 1. 연사 소개 2. 포스터
■ 문 의 : TEDxHongreung 사무국(T. 02-958-6039)
■ 연사소개
▷ 혜문(승려, 문화재 반환 운동가) 145년 만에 외규장각 도서가 다시 한국을 찾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뛰지 않은 이가 있을까. 문화재는 누군가에게는 조상의 피땀어린 흔적이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화려했던 과거의 전리품일 뿐이다. 문화재가 마땅히 있어야할 자리에 있다는 것은 마땅한 진리지만, 지금도 18개국에 7만여 점에 가까운 우리 문화재는 해외를 떠돌고 있다. 혜문 스님은 조선왕실 의궤 등 일제 강점기에 반출된 문화재 반환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이른바 사회참여적 종교인이다. 그는 1965년 한일협정 이후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 조선왕조실록의 반환에 큰 기여를 했고, 조선왕실의궤 반환 운동에도 앞장서는 등 문화재 반환을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또한, 그는 홍릉이라는 지명의 연원이 된 명성왕후의 살해 사건과 관련된 일본 기록들을 발굴해 완역한 역사서 '조선을 죽이다'의 저자이기도 하다. 반출된 문화재가 모두 반환되는 그 날까지 끝나지 않을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그가 TEDxHongreung과 나눌 '그 순간'이 기대된다.
▷ 박완철(과학자, KIST 책임연구원) '폼 나는 연구'와는 담을 쌓은 사람이 있다. 박완철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으로 지난 30년 동안 사람과 가축의 배설물을 깨끗하게 하는 분뇨 정화연구에 매진해오고 있다. 그 결과 분뇨정화조, 오수정화조, 미생물을 활용한 정화조 등 여러 발명품을 개발했고 '똥 박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비록 ‘폼 나는 연구’는 아니지만 분뇨 연구를 통해 세계적 과학자로 인정받았고, 꽤 큰 규모의 기술료 수입도 얻을 수 있었던 만큼 분뇨는 그에게 있어 참 고마운 존재다. 박 박사는 최근 발간한 저서에서 "30년 동안 내 삶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붓고 난 후, 내 삶을 돌아보니 나를 좌절하게 했던 불운들이 모두 행운이 되어 있었다"며 "젊은 시절 나를 덮였던 불운들을 노력으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 그것들이 행운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TEDxHongreung과 나누고 싶은 '그 순간'은 언제일까?
▷ 이만열(동양학자, 경희대 교수) 어느새 100만을 훌쩍 뛰어넘은 한국내 외국인들. 지금도 이 땅에서 수많은 이방인들이 부대끼며 살고 있지만 기억할 만한 족적을 남기는 이는 흔치 않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시. 한국 이름 이만열. 이 교수는 최근 발간된 '하버드 박사의 한국표류기-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의 저자이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문학의 부활과 교육의 개혁이라고 외치는 그는 이 부분에 대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비판을 서슴치 않는다. 한국인 부인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는 그는 예일대와 타이완국립대, 도쿄대, 서울대에서 한ㆍ중ㆍ일 3국의 고전문학을 공부하고 '중국의 통속소설이 한국과 일본에 미친 영향'이라는 주제로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암 박지원의 소설 10편을 영어로 번역하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이 어떤 한국인보다 깊은 그는 왜 한국을 택했고, 왜 지구 반대쪽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그가 한국에서 배운 것들은 무엇이며, 한국에 주고 싶은 것들은 어떤 것일까. TEDxHongreung에서 나누고 싶은 '그 순간'을 들어 본다.
▷ 이문재(시인, 경희사이버대 교수) 시인,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1982년 <시운동>에 <우리 살던 옛집 지붕>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 <산책시편>, <마음의 오지> <제국호텔> 등의 시집과 시인론집<내가 만난 시와 시인> 산문집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 등을 펴냈으며,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지훈문학상, 노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시는 장기적이고 포괄적이고 심층적인 관점에서 산업 문명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 땅에 뿌리박은 삶, 조화와 균형의 공동체를 지향한다. 그는 자신의 시세계를 ‘우애와 환대의 지구적 상상력’으로 요약한다. 20여 년 간 기자로 활동했던 언론인이기도 한 그는 최근 일반인을 위한 ‘나를 위한 글쓰기’ 프로그램을 자기 발견과 치유의 차원을 넘어 시민운동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신인철(작가, LG 생명과학 홍보팀) 흔히 사람의 나이를 들으면, 그 사람이 인생에서 어느 수준을 이뤘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획일화된 교육과정과 진로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국의 환경에서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경험을 쌓거나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이 더욱 주목받게 마련이다. 여기 '평범'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 작가 신인철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졸라 합기도, 태권도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대부분의 무술을 섭렵하고 피아노, 바이올린, 전자오르간 등 다양한 악기를 배웠다. 대학 시절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몽골 여행, 일본 무전여행, 스칸디나비아 반도 일주 등 전 세계 30개국을 떠돌아다니기도 했고, 장교로 군에 복무할 때는 숙소에 화구를 챙겨놓고 유화그리기에 몰두하기도 했으며, 입사 후에는 가야금을 배우러 다니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과 배움을 바탕으로 스물아홉 살에 첫 책을 출간한 이후 국내외에서 열네 권의 책을 출간했다. 평범하지 않은 길을 걸어온 그가 TEDxHongreung을 통해 공유하고자 하는 '그 순간'이 궁금하다.
▷장재호(미디어 아티스트, 한예종 교수) 장재호는 작곡가이며 미디어 아티스트이다. 그는 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하여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이용한 음악을 만든다. 그의 작품은 테잎음악, 라이브연주, 무용음악, 영화음악, 설치물 등 다양하다. 또한 미디어 아트의 사운드 영역에 대한 탐구와 실험을 통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고, 최근에는 영상의 알고리즘적인 합성을 연구하고 그의 사운드 작업과의 연계를 시도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네델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에서 전자음악을 공부한 후,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음악테크놀러지과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오디오-비주얼 공연 그룹인 Tacit Group의 멤버로 활동중이다. 그는 TEDxHongreung에서 어떤 '순간'을 나누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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