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때문에…” LG전자, 다시 적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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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7일 03시 00분


구본준 최고경영자(CEO) 체제 1년을 맞은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휴대전화 적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전자는 4분기에는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의 인기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일보DB
구본준 최고경영자(CEO) 체제 1년을 맞은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휴대전화 적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전자는 4분기에는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의 인기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일보DB
LG전자가 또다시 적자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10월 구본준 부회장이 취임한 뒤 올해 1분기(1∼3월)와 2분기(4∼6월)에 흑자를 냈지만 3분기(7∼9월)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에 매출 12조8973억 원에 영업손실 319억 원을 냈다고 26일 밝혔다.

TV와 생활가전은 선전(善戰)했다. 글로벌시장이 얼어붙었지만 흑자를 내며 버텼다. 문제는 스마트폰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LG전자는 적자를 냈다.

LG그룹의 전자산업 삼총사인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 모두 적자를 내면서 전반적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의 위기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조직 전반에 피로감과 구조조정에 대한 두려움이 퍼지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뭔가 도약의 계기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폰 누적적자 1조 원 육박

3분기는 한국 휴대전화 업계로선 최상의 기회였다. 최강자의 힘이 약해진 시기였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 시기에 신제품이 없었고, 과거의 제왕 노키아도 바닥까지 내려왔다. 이들의 물량을 내 것으로 가져올 수 있는 시기였다. 삼성전자는 기회를 잘 이용해 스마트폰 1위가 됐고,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 등도 노키아의 빈자리를 차지해 가고 있다. 대만 HTC도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적자폭은 3분기에 더 커졌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이 3038억 원으로 바닥을 친 뒤 꾸준히 적자폭을 줄여 왔지만 이번에 다시 늘어난 것이다. 보급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원이 꾸준히 잘 팔리며 적자폭을 보전해 왔지만 그 후 내놓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결국 실패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부문에서 지난해부터 누적된 총적자는 약 9913억 원으로 1조 원에 육박한다.

이순학 미래에셋 애널리스트는 “옵티머스원 이후 보급형 스마트폰 제품 출시가 늦어졌던 게 문제”라며 “향후 새로운 보급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넷과 프리미엄급 롱텀에볼루션(LTE)폰이 성공하면 실적은 금세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 LG전자 “LTE는 자신 있다”

4분기(10∼12월)에는 스마트폰 경쟁 환경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4세대 통신망(4G) LTE폰의 경쟁이 시작되는 데다 애플의 아이폰4S, 노키아의 새로운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OS) 스마트폰도 나온다. MS에 지불해야 할 OS 관련 특허 사용료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LG전자는 자신 있다는 반응이다.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도현 부사장은 “한국 시장 기준 LTE폰 출시 10일 만에 15만 대를 공급했고, 4분기에는 북미와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LTE폰 분야에선 의미 있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또 MS와의 특허 계약에 대비해 충당금을 미리 마련해 놨다고 덧붙였다. TV와 생활가전도 4분기에는 실적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의 편광필름패턴(FPR) 방식의 3차원(3D) TV가 미국과 유럽에서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TV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늘어난 1011억 원이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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