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톱’ 삼성전자-현대차만 웃고 대부분 울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3시 00분


상장사 3분기 실적, 90곳 중 절반 영업이익 감소

상장사들이 올해 3분기(7∼9월) 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로 대부분 악화된 성적표를 내놓았다. 그러나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투 톱’,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혹독한 경영환경 아래에서도 선전한 모습이었다.

올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바라보는 현대차는 “3분기 중 매출 18조9540억 원, 영업이익 1조9948억 원을 기록했다”며 “판매 대수도 99만1706대로 지난해 3분기보다 9.6% 늘었다”고 27일 밝혔다. 올해부터 회계기준이 바뀌어 과거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사실상 사상 최대 실적이었던 올해 2분기(4∼6월)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분기 실적이다.

연결 기준으로 현대차는 올해 1∼9월 294만9914대의 자동차를 팔아 매출 57조2789억 원, 영업이익 5조949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9월까지와 비교하면 매출은 18.2%, 영업이익은 27.1%, 판매는 10.5% 늘어났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해 모두 400만 대가 넘는 차를 팔아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둔화로 향후 자동차시장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4분기부터는 대지진의 여파로 잃었던 시장을 회복하기 위한 일본 업체들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미국 업체들의 공세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7일 발표한 잠정 실적에서 이미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했다. 반도체 불황 등에 따라 비관적인 성적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스마트폰의 선전을 바탕으로 매출 41조 원, 영업이익 4조2000억 원 이상을 전망하며 최초로 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의 다른 전기·전자 계열사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73.9%, 순이익이 67.3% 감소했고 삼성SDI도 영업이익은 65.3%, 순이익은 40.3%가 줄었다.

전기·전자 업종의 간판 기업인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도 시련을 겪고 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하이닉스는 2009년 2분기 이후 9분기 만에 적자를 봤다. 3분기 매출은 2조2910억 원, 영업손실은 2770억 원이다.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직전 2분기보다 17% 감소했다. 하이닉스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PC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의 값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약 90개사 가운데 과반수가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철강, 조선, 금융 업종의 침체가 두드러졌다. 대한항공도 순손실이 5243억 원에 달했고, 이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중공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1.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36% 줄었다. 현대제철도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때문에 127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도 대부분 줄줄이 악몽을 예고하고 있다. 각 증권사의 전망을 종합하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의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떨어지고, STX팬오션과 한진중공업은 적자 관측이 우세하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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