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금융, 운송 등 서비스를 해외로 수출할 때 생겨나는 일자리가 같은 금액의 상품을 수출할 때 창출되는 일자리보다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100만 원어치라도 ‘물건’을 수출할 때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수출할 때 취업자가 훨씬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한국무역협회는 ‘2010년 서비스 수출의 국민경제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서비스 수출의 취업유발률이 1.96으로 0.86 수준인 제조업의 2.3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7일 밝혔다.
○ 관광개발 등으로 고용 창출
현재 전체 취업자 중 서비스 수출 분야의 비중은 미미하다. 지난해 총취업자는 2383만 명이었는데, 서비스 수출에 따른 취업자는 162만 명으로 전체의 6.8%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생각하면 제조업 위주 ‘고용 없는 성장’의 돌파구로 서비스 분야가 유망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최대 부호인 겐팅그룹은 산꼭대기 불모지를 관광단지로 개발해 10만 명가량의 직간접적 고용 창출효과를 거뒀고, 싱가포르는 센토사리조트 등 카지노 복합리조트로 3만 명의 직접 고용을 창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서비스업 분야에서 고용을 창출한 사례는 있다. 평면 콘텐츠를 3차원(3D)으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한 ‘스테레오 픽쳐스’가 대표적인 예다. 우수 고용창출 회사로 뽑히기도 했던 이 회사의 충남 테크노파크 본사에서는 지난해 국가고용전략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스테레오 픽쳐스는 세계 영화와 방송사의 3D 콘텐츠를 수주하면서 고용 창출에 앞장서 2009년 12명이던 직원이 지난해에는 600명으로 급증했다.
○ 서비스수지 12년째 적자
무협은 이날 자료를 통해 수출로 얻는 ‘부가가치율’ 역시 서비스 분야가 0.58로 상품 분야(0.55)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1억 달러어치를 수출한다고 할 때 우리나라에 남는 몫이 제조업 분야는 55% 정도이지만 서비스 분야는 58%가 남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중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8.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69.5%보다 11.3%포인트 낮다. 미국은 이 비율이 76.8%, 일본은 73.8%다. 한국보다 서비스 산업 비중이 낮은 나라는 노르웨이와 칠레뿐이다.
이처럼 서비스 산업 기반이 약하다 보니 서비스 수지 적자가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가 서비스 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827억 달러(약 93조 원)였지만 같은 기간 서비스 수입은 939억 달러였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6.2%를 달성하는 데 서비스 수출은 겨우 0.3%포인트를 올리는 데 기여했을 뿐이었다.
무협은 서비스업이 △한계에 봉착한 제조업 위주의 경제성장을 보완할 성장동력 산업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필수 요소 △1인당 국민소득 증대를 위한 지름길 △우리 경제의 핵심적인 미래 전략산업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시급히 서비스 수출 분야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는 점점 하락하고 있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서비스 산업의 육성과 수출 확대가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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