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도 집권 여당이 패배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그 파장에 촉각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한국 국회 비준동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기 위해 미국 고위 외교관이 급히 방한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7일 새벽 한국을 방문했다.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를 순방하던 캠벨 차관보는 도착하자마자 서울시내 호텔에서 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조찬회동을 한 뒤 채 6시간도 안 돼 다음 목적지인 하와이로 떠났다.
캠벨 차관보는 조찬 후 기자들과 만나 24,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차 북-미 대화의 협상 결과를 한국 측에 설명하고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방한이었다고 밝혔다. 북-미 대화에서 북한 측에 남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도 소개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캠벨 차관보의 이번 방문이 북-미 대화 이후 국면의 긴급성을 반영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 때문이라면 굳이 급하게 한국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의 방한 일정은 매우 급하게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캠벨 차관보는 이달 7일 이미 한국에 다녀간 바 있어 다시 들를 이유도 없었다.
이런 궁금증은 캠벨 차관보가 이날 조찬회동에서 10·26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관심을 표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실마리가 풀렸다. 정부 당국자는 “참석자들이 이번 선거 결과가 FTA 비준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캠벨 차관보는 미국 의회의 FTA 비준 사실을 상기하면서 이번 선거 이후 한국 국회의 FTA 비준 동의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차 방한한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도 이날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미국 방문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한미 FTA의 미 의회 비준으로 양국 동맹이 더욱 강화됐다”며 FT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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