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다도해 풍광 즐기며 건너요”소록-거금도 잇는 ‘거금대교’ 막바지 공사 김근영 현장소장
12월 일반인 개방을 앞둔 거금대교는 차도 아래 보행자용 도로를 따로 만든 국내 최초의 복층 해상 교량이다. 현대건설 제공
“뭍에서 배를 기다리고 이동하는 시간을 합치면 30분 이상 걸렸습니다. 풍랑이 거세지기라도 하면 눈앞에 보이는 곳인데도 오가기가 어려웠던 곳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승용차로 5분이면 닿는 곳이 됐습니다.”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와 금산면 거금도를 잇는 거금대교 건설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현대건설 김근영 소장(54)은 “공사가 이제 97% 정도 진행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토해양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해 2002년부터 추진돼온 이 사업은 2646억 원을 투입해 2km 길이의 다리와 이를 연결하는 육상도로 6.7km를 건설하는 복합 프로젝트다. 특징적인 것은 거금대교가 국내 최초로 차도 아래에 자전거·보행자용 도로를 따로 만든 복층 구조 해상 교량이라는 점. 그 덕분에 거금도와 소록도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다리를 통해 바다 위를 걸어서 오갈 수 있게 됐다. 김 소장은 “다리 위에서 아름다운 다도해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전남 고흥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거금도 연도교(거금대교) 가설공사 책임을 맡은 현대건설 김근영 소장(오른쪽). 현대건설 제공또 거금대교는 세계 최초의 번들(bundle·묶음)형 사장교(斜張橋)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전까지 전 세계의 사장교는 다리 상판을 주탑에 연결하는 케이블을 한 가닥씩 설치해왔다. 하지만 거금대교는 케이블 7가닥을 한 묶음으로 해서 한꺼번에 설치했다. 또 이전 사장교들의 케이블은 차로 양끝에 배치된 반면 거금대교는 다리를 오가는 차량들이 바다 쪽으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차로 중앙에 모아뒀다. 김 소장은 “이 같은 공법을 통해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고, 미관상으로도 훨씬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거금대교는 벌써 ‘금빛대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주탑과 연결된 케이블이 구름 사이로 비추는 금빛 햇살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미로 붙여졌다.
거금대교가 놓이는 구간은 우리나라에서 태풍이 지나는 대표적인 통로 가운데 하나다. 김 소장은 “실제로 공사 기간에 거센 바람과 파도 때문에 공사를 하기보다는 중단하는 기간이 더 길었을 정도”라면서 “이 때문에 거금대교는 내풍과 내진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조선시대에 큰 금맥이 발견돼 이름이 붙여졌다는 속설이 남아 있는 거금도(居金島)는 면적 65km²로 국내 섬 가운데 10번째이고,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섬 가운데 제주도와 울릉도 다음으로 크다. 그만큼 해상관광자원이 많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김 소장은 “공사가 마무리되면 거금도와 거금대교가 남해안의 새로운 관광자원이자 지역 상징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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