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MVNO)인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기존 이동통신과 서비스는 동일하면서도 기본요금은 최대 50% 이상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내년부터 이 같은 ‘저가(低價) 이동전화’가 연이어 등장해 통신비 절약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MVNO 협정을 맺은 KCT는 이러한 내용을 뼈대로 하는 후불전화인 ‘티플러스(tplus) 요금제’를 내놓고 1일부터 가입자를 유치한다. MVNO란 이동통신 설비가 없는 기업이 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통신 품질은 SK텔레콤과 동일하지만 부가서비스를 최소화하고 마케팅 비용을 줄여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최대 50% 싼 가격에 서비스를 할 수 있다.
특히 KCT는 MVNO 중 처음으로 후불 서비스를 한다. 기존 MVNO 사업자들은 모두 통신요금을 먼저 지불하고 전화를 할 수 있는 선불 서비스를 해 후불전화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KCT는 △한 달 기본료가 5500원으로 SK텔레콤(1만1000원)의 절반인 표준요금제 △2만5000원에 음성통화 250분, 문자메시지 250건을 이용할 수 있는 정액요금제 △5만 원 한도 내에 이용자가 원하는 만큼 음성통화나 문자를 쓸 수 있는 자율요금제 등 3종을 선보였다. 초당 음성통화요금(1.8원)은 기존 이동통신사의 그것과 동일하지만, 문자 요금은 건당 15원(SK텔레콤은 20원)으로 저렴하다.
내년부터 이처럼 싼 이동전화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J헬로비전은 KT의 통신망을 빌려 내년 1월부터 기존 사업자와 서비스는 차별화하고 전화요금을 낮춘 이동전화 서비스를 한다.
내년에 출범할 제4이동통신 사업자도 MVNO처럼 ‘가격’을 무기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월 18일까지 제4이동통신 사업자가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할 주파수를 할당하는 등 사업자 선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과 중소기업 컨소시엄인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이 사업권을 두고 경쟁한다. KMI는 8월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IST는 이달 중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현대그룹이 IST에 일부 금액을 투자해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양측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KMI와 IST가 이른바 ‘그랜드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CT 관계자는 “내년부터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통화품질은 우수한 서비스가 다양하게 나오면 합리적인 이동통신 소비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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