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 어때요?” 백화점들의 고객 기부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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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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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사은품 포기하면 백화점서 2배 기부
보육시설 보낼 ‘머플러 뜨기’ 릴레이 행사도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구매 금액별 사은품 가격의 2배만큼을 기부하는 기부 사은품 행사를 전국 전 매장에서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구매 금액별 사은품 가격의 2배만큼을 기부하는 기부 사은품 행사를 전국 전 매장에서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제공

‘소비의 메카’인 백화점들이 고객의 기부를 독려하는 기부 캠페인을 속속 도입하며 ‘착한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4일부터 시작되는 창사 40주년 기념 사은행사 기간에 업계 최초의 고객 참여형 기부 실험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구매 금액대별로 냄비 가방 주방도구 등의 생활필수품과 상품권을 증정하는 사은품 품목에 ‘청각장애 어린이 돕기 희망기금’을 추가한 것. 고객들이 선물을 받기를 포기하고 기부에 동참하면 사은품 가격의 두 배를 백화점이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부금은 청각장애 어린이들의 인공달팽이관 수술비 지원에 전액 사용하기로 했다. 영화 ‘도가니’ 열풍 이후 각종 채널을 통해 청각장애 어린이를 돕고 싶다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기부액만큼 퍼즐 조각 개수를 늘려 미소 짓는 아이들의 사진을 완성하는 대형 퍼즐을 백화점에 전시할 예정이다. 구매를 하지 않는 고객도 백화점카드나 현금으로 5000원을 성금 목적으로 내면 그 두 배인 1만 원을 백화점이 적립해 기부금에 보탤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2009년 기부형 사은품을 시범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신촌점 광주점에서 구매 고객이 기부를 결정하면 쌀과 연탄 등을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캠페인을 도입한 것. 이 회사 관계자는 “당시 고객의 60%가 사은품 대신 기부를 선택해 내부적으로도 화제가 된 바 있다”며 “이러한 열기를 반영해 올해는 전국 매장으로 캠페인을 확대하고 기부금액도 사은품의 두 배로 확대하는 등 기부 참여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15일 창립 32주년을 맞는 롯데백화점 역시 올해 처음으로 고객이 직접 기부 물품 제작에 동참하는 기부형 행사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3∼6일 롯데백화점이 호주양모협회와 연계해 진행하는 ‘울 런(Wool Run)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광장에 설치된 부스에서 고객이 직접 털실로 직접 머플러를 뜨게 한다. 뜨고 싶은 만큼 뜨면 다음 고객이 또다시 뜨개질을 이어가는 ‘릴레이형’ 행사다. 백화점 측은 울로 만든 다양한 겨울 상품과 함께 완성된 머플러를 보육시설에 기부할 예정이다.

롯데는 2009년에는 아파트나 우주여행 등을 경품으로 거는 한편 수입 명품백의 리미티드 에디션 기획전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패딩기획전, 와인박람회 등의 제품 기획전을 창사 기념행사로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기부문화에 관심을 갖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해 기부 관련 행사를 늘릴 예정이다. 다른 백화점들도 기부 취지를 살린 고객 참여 이벤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의 주고객층인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착한 소비’에 관심을 갖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지만 참여 방법을 모르겠다는 경우가 많아 백화점이 나서 관련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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