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 “아이폰4S 가입자 잡아라” 마케팅 전쟁

  • Array
  • 입력 2011년 11월 3일 03시 00분


KT, 최대 16만원 할인행사
SKT, 품질 앞세워 유치전

KT와 SK텔레콤이 11일부터 애플의 새 아이폰인 ‘아이폰4S’로 서로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전쟁’을 시작한다. 이 제품은 양사가 처음으로 동시 출시하는 아이폰 모델이다. 예약판매 시작일도 두 회사 모두 4일로 잡았다.

KT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SK텔레콤은 통신품질의 우위를 주장하며 가입자 모셔오기에 나선다. 최근 타계한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는 분위기에 이동통신사 간 치열한 마케팅 경쟁까지 맞물리면서 아이폰4S가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팔릴지 주목된다.

KT는 아이폰4S를 원래 가격보다 최대 16만 원까지 싸게 판매하는 초강수를 뒀다.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3GS를 반납하면 기기 상태에 따라 4만∼10만 원 싸게 판매한다. 최근 6개월 동안 요금할인 분을 제외한 순수 음성통화요금이 월 3만 원 이상인 고객이라면 2만∼6만 원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최대 16만 원까지 아이폰4S를 싸게 살 수 있는 셈이다. KT는 아직 아이폰4S 기기 가격을 정하지 않았지만 애플이 제시한 가격과 유사한 수준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아이폰4S 16기가바이트(GB)의 권장 소비자가격은 199달러(약 22만 원) 정도. 16만 원을 할인 받으면 이 모델을 6만 원에 장만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약정할인까지 받으면 사실상 더 싸게 살 수도 있다.

KT는 갖고 있던 아이폰과 아이폰에 남아 있던 할부금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아이폰4S로 갈아탈 수 있는 ‘승계 기변’이라는 제도도 선보였다. 중고 아이폰을 받은 사람은 할부금 3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KT 관계자는 “출고가는 애플이 제시한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면서 “최대한 저렴한 금액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KT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당장 올해 12월이면 KT 20만 아이폰3GS 사용자의 기기 약정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이들이 SK텔레콤으로 떠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다.

SK텔레콤은 이달 ‘더블유 스캔(W Scan)’ 기술을 서울 등 수도권 15개 도시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한곳에 몰려 무선인터넷이 느려지는 현상을 막기 위한 기술이다. 또 SK텔레콤은 파워블로거를 초빙해 고객들에게 제품 상담을 해주는 기회도 제공한다. 지도 앱(응용 프로그램)인 ‘T맵’도 무료로 제공한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추가적인 가격 할인 혜택 제공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 SK텔레콤이 KT보다 소극적인 이유는 삼성전자 때문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SK텔레콤은 아이폰을 확보하지 못한 시절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을 단독 출시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4세대(4G) 이동통신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 LTE’를 단독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삼성전자와는 무관하다”며 “애플과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아이폰4S로 하반기 스마트폰 가입자를 대거 유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