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살균제 흡입 쥐 '폐 섬유화' 소견…내주 최종 발표
인과관계 확정되면 제품 수거명령 발동
보건당국이 가습기 살균제 사용을 중단하도록 다시 한번 강력히 권고했다. 동물에게 실험했더니 임산부가 숨졌을 때처럼 허파꽈리(폐포)를 딱딱하게 만든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9월 28일~10월 26일 독성·안전성평가 연구기관인 안전성평가연구소(KIT)에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하는 가습기 살균제 흡입실험을 의뢰했다. KIT는 실험용 쥐를 4개 집단(각 20마리씩)으로 나눈 뒤 3개 집단은 각각 가습기 살균제 제품 1종류씩, 나머지 1개 집단은 증류수를 들여 마시도록 했다.
하루 6시간씩 흡입하고 한달이 지난 지난달 27일 1차 부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가습기 살균제 흡입 집단 가운데 2개 집단의 쥐에서 폐포가 딱딱해지는 폐섬유화 증상이 확인됐다. 3개 제품 중 2개 제품이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보건당국은 다음주 중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면 전문가 검토를 거친 뒤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 여부를 결론지을 방침이다.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강제 수거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 살균제는 모두 13개 제품. 나머지 10개 제품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흡입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
앞서 보건당국은 4~5월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던 임산부 중에서 5명이 폐질환으로 숨지자 역학조사를 벌인 뒤 가습기 살균제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유했었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은 "가습기 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고시를 이달 중에 개정하겠다. 가습기 살균제 외에도 생활용품 전반의 위해성을 평가하고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총리실에 TF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는 세척제 없이도 깨끗이 씻기만 하면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1주일에 한 번 부드러운 솔을 이용해 중성세제로 구석구석 씻어주면 좋다. 물통에 5분의 1 정도 물을 넣고 충분히 흔들어 안을 씻은 뒤 매일 물을 갈아주는 식이다.
가습기 살균제 업체들은 동물실험 결과 발표가 성급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A기업 관계자는 "이번 동물실험이 평소 사용 환경보다 흡입량이나 흡입시간이 과도하다"며 "보건당국은 역학조사 결과와 동물실험 과정 모두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동물실험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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