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올해도 11월에 접어드니 직장인들이 모이는 곳에선 단연 연말정산이 화젯거리다. 맞벌이 부부의 남편인 박모 씨(39)도 연말정산을 미리 준비하려고 한다. 맞벌이 부부는 더 신경 쓸 부분이 많다고 하는데 어떤 점들을 주의해야 할까?
A. 박 씨가 연말정산 전략을 짜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것은 부부 각자의 세율이다. 박 씨의 연봉은 7000만 원, 아내의 연봉은 5000만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종합소득세율은 6%부터 35%까지 누진세율로 적용되지만 이를 연봉액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근로소득공제라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1차적으로 차감해주는 금액은 비과세소득(교통비, 중식대 등)을 뺀 연간 급여가 7000만 원이라면 1400만 원, 5000만 원이라면 1300만 원이다. 이 금액에 본인 기본공제 150만 원을 빼면 박 씨는 5450만 원, 아내는 3550만 원이 된다. 여기에 추가적인 각종 공제들을 뺀 뒤 종합소득세율을 적용한다. 과세표준이 4600만 원을 넘으면 26.4%, 1200만 원을 초과하고 4600만 원 이내라면 16.5%다.
일단 부양가족 공제는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박 씨가 받는 것이 무조건 유리하다. 5세, 10세 자녀 두 명일 때를 가정하면 자녀에 대한 기본공제 300만 원(1인당 150만 원), 6세 이하 자녀양육비공제 100만 원, 다자녀추가공제 100만 원을 포함해 총 500만 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이러한 부양가족공제들을 아내가 받는다면 82만5000원(500만 원×16.5%)의 세금을 줄일 수 있지만 박 씨가 공제 받는다면 132만 원(500만 원×26.4%) 절세된다. 누가 공제받느냐에 따라 연간 49만5000원의 세금 차가 날 수 있다.
의료비 공제는 세율은 물론이고 가족 전체의 의료비 사용금액도 잘 따져봐야 한다. 왜냐하면 의료비는 부양가족의 연령이나 소득요건을 따지지 않고 총급여액의 3% 이상 금액에 적용되기 때문에 맞벌이 배우자의 의료비도 지출한 사람이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박 씨와 자녀들의 의료비가 200만 원(총급여의 3%는 210만 원), 아내 의료비가 100만 원(총급여의 3%는 150만 원)일 때 부부 각자가 정산하면 아무도 공제받을 수 없다. 만약 박 씨가 모두 지출한 것으로 한다면 전체 의료비 300만 원 중 90만 원을 공제받을 수 있어 세율을 적용하면 23만7600원이 절세된다. 그런데 이왕이면 총급여가 낮은 아내가 지출한 것으로 하면 150만 원을 공제받을 수 있어 24만7500원의 세금이 줄어들어 더 유리하다.
신용카드 공제도 마찬가지다. 신용카드도 연간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해 지출한 금액에 20%를 공제하기 때문에 총급여가 높을수록 공제받는 금액이 적어질 수 있다. 박 씨 가족의 연간 카드사용금액이 2000만 원이라면 박 씨는 1750만 원(7000만 원×25%)을 초과하는 250만 원의 20%인 50만 원이 공제된다. 하지만 아내가 공제받는다면 150만 원을 공제받을 수 있어 박 씨 명의로 썼을 때보다 11만5500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소득 있는 배우자 명의의 카드로 쓴 금액은 합쳐서 공제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더 유리한 사람 명의의 카드로 몰아서 써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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