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달러 시대’ 내달 초 세계 9번째로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7일 03시 00분


반세기만에 일군 수출 5000배 신화

우리나라가 올해 ‘연간 무역 1조 달러’라는 신기원을 연다. 개발도상국에서 출발해 이런 기록을 달성한 나라는 중국 외엔 없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무역(수출+수입) 누계는 8988억 달러. 월평균 무역규모가 910억 달러임을 감안하면 12월 5일을 전후해 올해 수출입 합계 1조 달러를 돌파한다.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수출 입국(立國)’을 외치며 경제발전을 일궈온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사에서 무역자유화의 혜택을 가장 많이 입은 나라로 조명받고 있다.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수출이 경제성장을 견인한 것은 물론 위기를 벗어나는 데에도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며 “1970년대 1, 2차 오일쇼크 때에도, 1997년 외환위기 때에도 수출로 위기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수출이 국가경제를 견고하게 뒷받침한 덕분이었다.

한국의 무역, 그중에서도 수출증가 속도는 독보적이다. 1964년 오징어 등 농수산물 위주로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우리나라는 올해 수출액 5000억 달러를 훌쩍 넘기게 된다. 약 반세기 만에 연간 수출액이 5000배가 된 것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1971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16.9%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우리나라를 수출 7강으로 꼽았다.

수출은 양적 팽창 못지않게 질적인 성장도 이뤘다. 2000년대 들어 반도체와 휴대전화, 자동차 수출이 날개를 달면서 고품질·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국으로 변모했다. 1960년대 수출 품목 가운데 25%를 차지했던 농축수산물이 2000년대에는 9%로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전기전자는 7%에서 18%로 비중이 늘었다. 최근에는 화학, 의약품 등의 수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수입도 진화해 1980년 132개였던 수입 대상국이 지난해 229개로 늘었다. 무역의 국제화 추세에 부응하고 수출입의 균형발전을 꾀하자는 취지로 과거 ‘수출의 날’이었던 11월 30일도 1987년 ‘무역의 날’로 바뀌었다.

눈부신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등의 약진으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블록화 추세에 맞서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수출영토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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