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점포 안에 ‘숍인숍’ 형태로 운영 중인 장난감 전문 매장 ‘토이저러스’(위)와 ‘디지털파크’. 롯데마트는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인 토이저러스 등과 아웃도어 전문매장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독립 매장을 열 계획이다.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가 가전과 아웃도어, 장난감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카테고리 킬러’ 매장을 한곳에 모은 신개념 점포를 선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현재 점포 내 숍인숍 형태로 운영 중인 장난감 매장 ‘토이저러스’와 가전 매장 ‘디지털파크’를 따로 떼어내 이들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단독 매장을 열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여기에 아웃도어용품 매장도 함께 낼 계획을 세우고 현재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가 베스트셀러 카테고리 킬러 매장을 따로 떼어내 단독 매장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개 카테고리 킬러 아이템을 묶은 롯데의 신개념 점포는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동대문패션TV 또는 굿모닝시티에 들어설 것이 유력하다. 이곳에 문을 여는 매장은 9900m²(약 3000평)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대문패션TV와 굿모닝시티는 두 곳 모두 롯데그룹이 패션 브랜드 등을 입점시키고 대형 유통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롯데자산개발을 통해 20년 동안 장기 임차를 추진 중인 곳이다. 롯데자산개발은 7월 동대문패션TV와 임대수수료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구분 소유주들로부터 사업에 관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현재 구분 소유주 90% 이상이 동의서를 낸 상태로 프로젝트 진행 상황으로 볼 때 두 곳 모두 이르면 내년 상반기(1∼6월)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 새 점포 핵심은 ‘경쟁력과 시너지’
디지털파크 매장을 따로 떼어내 로드숍(길가 독립 매장)을 내겠다고 밝혀 온 롯데마트가 다른 카테고리 킬러 매장까지 묶어 신개념 점포를 추진하는 이유는 개별 매장의 경쟁력과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2009년 서울역점에 첫선을 보인 ‘디지털파크’는 하이마트 등 기존 가전 매장에서 선보이던 백색가전 위주의 제품 라인업과 차별화를 꾀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9개 롯데마트 점포에서 운영 중인 디지털파크 매장은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등 디지털 가전을 중심으로 관련 액세서리, 소모품 등을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체험형 매장 운영 방식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일반 가전 매장보다 40% 이상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 9월 문을 연 롯데마트 잠실점 디지털파크 매장은 한 달 동안 약 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잠실점 전체 매출은 약 253억 원이다.
2007년 롯데마트 구로점에 첫선을 보인 뒤 현재 14개 점포에서 운영 중인 토이저러스 매장도 월드점과 구로점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 세계 23개 나라에 있는 210여 개 토이저러스 매장 가운데 5위 안에 들었을 정도다.
롯데 측은 소비패턴 변화로 ‘아웃도어+디지털 가전+장난감’으로 구성된 매장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자신들의 매장을 패션매장 옆에 붙이는 이른바 ‘애플 시프트’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백화점 업체들도 최근 일부 가전 매장을 영캐주얼 패션 브랜드와 같은 층으로 옮기는 등 이런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 대형마트 ‘서바이벌 게임’
신규 점포를 내는 게 한계에 다다른 점도 한몫했다. 대형마트들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등으로 신규 점포 출점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생존을 위한 ‘서바이벌 게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신규 점포 출점 수는 2006년 43개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에는 이달 7일 현재 10개를 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업체들은 △정보기술(IT) 접목 △창고형 매장 △숍인숍 매장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선보이며 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하다.
이마트는 적자가 지속된 점포를 중심으로 국내 최초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를 열었고, 반려동물 전문숍 ‘몰리스펫샵’, 스포츠용품 전문점 ‘스포츠빅텐’ 등 숍인숍 매장도 운영 중이다. 이마트 역시 스포츠빅텐 매장을 독립 매장 형태로 낼 계획이다. 여기에 신세계그룹 차원에서도 정용진 부회장이 교외형 복합쇼핑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신성장동력 찾기에 적극적이다.
8월 가상스토어를 선보인 홈플러스도 ‘신유통 서비스존’을 운영하며 점포에서 보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은 일반 소비자들의 전문성이 깊어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어 독립 매장 형태로도 경쟁력이 있다”며 “신규점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유통업체들은 해외 진출, 온라인 쇼핑몰 강화, 신사업 등 각종 대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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