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판매량은 뒤졌지만 수익은 여전히 스마트폰 산업 전체의 절반 이상을 독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높은 이익률을 올리는 데는 남다른 공급망 관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7일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투자은행 ‘캐나코드 지니어티’의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3분기(7∼9월) 글로벌 8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영업이익 중 52%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3분기 171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시장점유율은 14.6%에 불과하지만 전체 업계 이익의 절반 이상을 독차지한 것이다.
3분기 278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23.8%로 1위에 올라선 삼성전자는 전체 업계 영업이익의 29%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애플과 삼성전자 두 회사가 전체 업계 이익의 81%를 가져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비중은 지난해 4분기 15%에서 9개월여 만에 2배 가까이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애플의 수익에는 크게 못 미친다. 애플은 아이폰 1대를 팔면서 삼성전자가 3대를 판매한 만큼 이익을 내고 있다.
애플은 단일 품목에 집중하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이 탁월하다. 반면 삼성전자는 고가부터 보급형 저가 제품까지 라인업이 다양해 원가 비중이 높고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애플은 제품 디자인부터 제조, 소매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체 공급 프로세스를 확실하게 지배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한다. 비즈니스위크는 7일 애플이 핵심 경쟁력인 공급망 관리에만 2012년에 올해의 2배 수준인 71억 달러(약 7조9500억 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주요 부품 공급처에는 24억 달러(약 2조6900억 원)를 사전 결제할 계획이다. 공급처에는 물량을 보장하고 풍부한 보유 현금으로 사전 결제하는 방식으로 부품 단가를 큰 폭으로 낮추는 것.
애플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라도 과감하게 내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7년 PC 제조사들이 대부분의 부품을 배로 수입하던 때 스티브 잡스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아이맥을 내놓기 위해 5000만 달러의 추가 비용을 들여 항공 공수를 선점했다. 뒤늦게 부품을 공급받으려 했던 다른 업체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예전의 애플은 제품을 비싸게 팔아 높은 이익을 거둔다고 비판받았지만 최근 아이패드에서 나타나듯 가격을 합리적으로 낮추면서도 2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현재 최고경영자(CEO) 팀 쿡도 공급망 관리를 진두지휘한 공로로 잡스에게서 신임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탁월한 공급망 관리와 가격정책이 앞으로 내놓을 TV 시장에서도 먹혀들면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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