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제4移通 1800억 출자… IST 주도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8일 03시 00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그룹이 제4이동통신 사업에 나서기로 하고 중소기업 컨소시엄인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에 1800억 원을 출자하겠다는 뜻을 4일 전달했다.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SPC)에 이어 IST 컨소시엄의 2대 주주로 참여한 것이다. 당초 1000억 원 이상 출자할 계획이던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를 접기로 함에 따라 현대가 사실상 IST의 제4이통 사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IST 컨소시엄 참여를 확정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7일 밝혔다. 그러나 중기중앙회 등에 따르면 현대는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와 현대증권을 중심으로 1800억 원을 출자하겠다는 의사를 컨소시엄에 밝혔다. 1대 주주인 중소기업 SPC는 총 2100억 원가량을 출자할 계획이다. IST 컨소시엄은 이들을 포함해 총 7000억 원 이상의 초기 자본금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현대가 최근 IT 전문가인 오영수 전 COIT 부사장을 현대유엔아이 신임 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제4이통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유엔아이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전무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계열사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한 뒤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까지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자 통신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현대그룹 내부에선 시황에 따라 기업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해운업을 대신할 신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IST 컨소시엄은 정부가 정한 주파수 할당 신청 마감시한인 18일 이전에 기간통신 사업 허가와 와이브로 주파수 할당을 동시에 신청할 예정이다. 또 다른 제4이통 후보 사업자인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은 지난달 이동통신 사업권 신청에 대한 적격심사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제4이통 사업권을 놓고 IST 컨소시엄과 KMI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IST 컨소시엄은 당초 지난달 방통위에 사업허가를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현대그룹이 출자 규모와 방법을 확정하지 못해 사업 추진이 계속 미뤄졌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출자 확정에 따라 IST 컨소시엄의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됐다.

IST 컨소시엄 관계자는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와 동영상 스트리밍 등 모든 서비스요금을 기본료 없이 데이터 전송량으로만 계산하는 새로운 요금체계를 구상하고 있다”며 “월 1만 원대 요금으로 100시간 이상 음성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당초 1000억 원 이상을 출자해 중소기업 SPC를 직접 이끌 계획이었던 중기중앙회는 사실상 출자를 접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SPC 참여 중소기업들에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주겠다는 차원에서 중기중앙회는 한 자릿수의 출자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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