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2030 마케팅’ 후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9일 03시 00분


젊은층 전용상품… 토크 콘서트… 대학생 ATM수수료 면제…

최근 금융회사들이 젊은층 대상의 전용상품을 개발하거나 이벤트성 ‘토크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2030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금융권의 탐욕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시각을 잠재우고, 미래 고객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신한은행은 5일 ‘대한민국 청춘들을 위로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S20청춘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나는 꼼수다’ ‘청춘 콘서트’ 등과 유사한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 이 행사에는 오랜 무명 시절을 경험한 배우 이범수, 개그맨 정형돈 등이 강연자로 나섰다.

이범수는 “달리기를 잘하고 싶다면 운동화부터 신어야 한다. 앞날을 고민만 하지 말고 간단한 일부터 바로 실행하라”고 조언해 4000명의 젊은이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LIG손해보험도 비슷한 형식의 ‘3인 3색 토크 콘서트’를 열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가, 같은 달 21일에는 배우 김갑수가 각각 ‘꿈’ ‘희망’을 주제로 강연한 데 이어 11일에는 영화감독 류승완이 ‘도전’을 주제로 강사로 나선다. 류 감독은 2030세대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뽑은 강연자다.

지난해 7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대학교 내 점포인 ‘KB락(樂)star’를 40개 이상 개설한 KB국민은행도 2030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국내 은행권 최초로 총상금 1억6000만 원을 내건 대학생 전용 모의주식 투자대회를 개최했다. 총 포상 인원은 2030의 글자를 따 230명으로 정했고 우승자가 국민은행에 입사 지원하면 서류전형을 면제해준다.

기업은행은 아예 40세 이하 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 ‘IBK휴대폰결제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결혼, 여행, 유학, 자동차 등 젊은이들이 평소 바라던 10가지 소원을 직접 정하고 이를 달성할 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나의 소원적금’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대학생들의 창구송금 및 자동화기기(ATM)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은 다른 은행의 고객을 빼앗아오거나 잠재고객을 육성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2030마케팅 열풍을 설명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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