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리서치포럼을 개최하면서 이듬해 시장 전망치를 속속들이 발표하는 계절이다. 신한금융투자, HMC투자증권 등이 이미 전망치를 내놨으며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이달 말까지 리서치포럼을 연이어 예정해 놓았다. 하지만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이 다양한 통계와 자료를 바탕으로 포럼에서 내놓는 시장 전망들이 사실은 거의 빗나가는 오발탄인 것으로 나타났다.
8월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증권사들이 내놓은 2011년 증시 전망은 줄줄이 빗나갔다. 전망을 제시할 무렵 유동성 랠리가 펼쳐져 너나없이 강세장을 외친 탓이다. 코스피 등락구간을 예측한 국내 17개 증권사의 평균치는 1,818∼2,387이었다. 실제 수치는 1,644∼2,231이었다. 아래로는 174포인트, 위로는 156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지난해 이맘때 증권사들은 올해 신흥국 주도의 성장과 선진국의 회복이 맞물리며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했다. 삼성증권은 하단을 2,040으로, 하나대투증권은 상단을 2,720으로 각각 예상해 오차가 가장 컸다. 연말까지 국내외 증시에 거대한 돌발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기존의 상단과 하단이 깨질 가능성은 적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 한 해 동안은 경제가 정치적 이슈와 복잡하게 맞물려 얽힌 바람에 정확하게 시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나마 지수를 비교적 잘 맞힌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였다. 신한금융투자는 1년 전 1,650∼2,260으로 여의도 증권업계에서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당시에는 비관적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세계 경기가 예상보다 악화된 덕에 결과적으로 가장 잘 들어맞았다.
3일 올해 주요 증권사 중에서 가장 먼저 리서치포럼을 연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코스피가 1,700∼2,200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치를 제시했다. HMC투자증권은 1,650∼2,300을 제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대체로 보수적인 접근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조만간 전망치를 밝힐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불투명한 만큼 대체로 부정적인 보고서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월별, 연도별로 지수를 맞히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증권사들이 내놓는 시장 전망은 큰 그림이 어떻게 될지 참고하는 데 활용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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