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총재도 인사청문회 거쳐야… 기재위 “중립-도덕성 검증”

한국은행 총재도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8일 밝혔다. 한은 총재에 대한 국회 청문회 실시 방안은 여야 간 합의사항이어서 국회 본회의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재정소위원장인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한은 총재는 통화신용정책의 수립 및 집행을 통해 물가안정을 유지하는 중요한 직위인데도 인사청문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에 의해 바로 임명됐다”며 “앞으로 청문회를 통해 중립성과 전문성, 도덕성 등의 적격성을 검증함으로써 인사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우리의 한국은행 총재에 해당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임명할 때 인사청문회를 거쳐 상원의 동의(인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하원 재무위원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왕이 임명하고, 일본은 참의원과 중의원의 동의를 얻어 내각에서 임명한다.

한편 소위를 통과한 한은법 개정안에는 한국은행이 널리 업적을 기릴 필요가 있는 인물이나 사건 또는 행사, 문화재 등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은행권 또는 주화를 발행할 수 있다는 규정이 포함됐다. 그러나 권위적이란 지적을 받아온 ‘한국은행 총재’의 명칭을 ‘한국은행장’으로 변경하는 조항은 제외됐다. 지폐나 동전에 찍혀 있는 ‘한국은행 총재’ 표기를 바꾸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지적 등을 감안한 것이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