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현대, 신세계 등 3대 대형백화점에 납품하는 1054개 중소업체들의 판매 수수료가 3∼7%포인트 인하된다. 중소납품업체들은 연간 1000억 원가량의 판매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대 백화점과 거래 중인 중소납품업체들의 판매 수수료를 10월분부터 소급해 인하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판매 수수료 인하 대상은 현재 이들 백화점과 거래하고 있는 2036개 중소납품업체 가운데 판매 수수료가 20% 이하이거나 외국계 납품업체를 제외한 1054개 중소업체다.
백화점별로는 롯데백화점이 403개, 신세계백화점 330개, 현대백화점이 321개 중소납품업체에 대해 3∼7%포인트씩 수수료를 인하한다. 이에 따라 평균 32%였던 중소납품업체의 백화점 판매 수수료는 25∼29% 수준으로 낮아진다.
연간 판매 수수료 인하 규모는 각 백화점 영업이익의 5%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대 백화점 영업이익이 2조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중소납품업체들은 1000억 원가량의 직접적인 혜택을 보게 되는 셈이다.
판매 수수료 인하는 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공정위의 압박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대형 백화점들이 해외 명품브랜드 유치 경쟁 부담을 중소납품업체들에 떠넘기기 위해 판매 수수료와 인테리어 비용으로 매출의 절반가량을 떼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8월부터 백화점들에 판매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
공정위는 판매 수수료 인하 외에도 납품업체에 대한 상품권 구입 강요나 ‘가(假)매출’을 조장하는 백화점의 불공정행위도 조사할 계획이다. 가매출은 매출이 낮은 중소입점업체들이 백화점 매장의 폐점을 막기 위해 장부상으로만 매출을 일으키는 것으로 백화점들은 가매출을 눈감아주는 대신 판매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는 것이 중소납품업체들의 주장이다.
또 공정위는 앞으로 3개 대형마트, 5개 TV홈쇼핑의 판매 수수료를 이달 인하하고 나머지 52개 대형 유통업체에 대해서도 판매 수수료를 자율적으로 인하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지철호 공정위 기업협력국장은 “이번 판매 수수료 인하로 중소납품업체들의 부담 완화 외에도 매년 계속되는 백화점 판매 수수료 인상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납품업체들과의 ‘핫라인’을 설치해 백화점의 불공정행위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백화점들은 최근 경기 둔화로 매출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판매 수수료 인하로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국회 지경위가 9일 백화점과 은행, 카드사를 대상으로 수수료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과 관련해 백화점 측은 대표 참석을 강력히 요청하던 국회 측이 입장을 누그러뜨림에 따라 대표 대신 상품본부장이 출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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