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꼬박꼬박 준다는 ‘월지급식 펀드’ 정확히 파악하고 가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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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0일 03시 00분


국내증시 변동성 커지면서 원금 깨지는 상품 나와
적절한 초과수익과 운용전략 살펴보고 장기 투자를


《100세 시대를 맞아 월지급식 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성적은 영 신통치가 못하다. 최근 유럽발(發)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원금손실을 보는 펀드가 속출하고 있다. 매달 운용수익을 월급처럼 지급한다더니 일부 펀드는 원금을 깨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월지급식 펀드 투자의 특징을 제대로 알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월지급식 펀드… 유럽발 위기에 수익률 저조


월지급식 펀드는 ‘원금+월 투자수익’을 돌려준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목돈을 가지고 있지만 매달 생활비가 필요한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올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펀드들의 수익률은 대다수가 마이너스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초부터 10월 말까지 주식형 월지급식 펀드 평균 수익률은 ―9.68%를 기록했다. 주식혼합형은 같은 기간 평균 ―1.54%를 나타냈고 채권혼합형도 ―1.15%를 기록해 월지급식 펀드 대부분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절대수익추구형과 해외채권형이 각각 3.53%와 1.83% 수익을 내 간신히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실제로 올해 설정된 운용순자산 10억 원,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의 월지급식 펀드 29개 중 17개가 마이너스 수익(설정 후)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국내주식형 월지급식 펀드인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1’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3.74%로 최하위를 나타냈다. 뒤이어 해외채권형인 ‘피델리티월지급식아시아하이일드자’ 펀드가 ―8.93%, 주식형인 ‘칸서스뫼비우스200인덱스1’ 펀드가 ―8.91%의 수익률을 보였다. 월 분배율을 원금의 0.5%로 정한 상품의 경우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원금 대비 연간 6%의 운용 수익률을 달성해야 하지만 이렇게 원금이 줄어든 상태에서는 더 높은 운용 수익률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상향조정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시 계속 원금을 추가로 깨서 분배금을 지급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월지급식’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장기적 관점서 투자해야


이 같은 부진한 성적에도 월지급식 펀드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09년 1개에 불과하던 것이 작년 8개, 올해 9월 말 현재 33개로 급증했다. 수탁액 역시 지난해 1600억 원에서 9월 말 기준 8100억 원으로 5배 가까이 불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100세 시대에 대한 관심이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월지급식 펀드 투자에 좀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투자자들이 흔히 월지급식 펀드가 원금은 보장될 것이라 오해하지만 월지급식 펀드의 초반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원금 손실이 계속 일어날 수 있어 향후 수익률이 회복되더라도 원금 회복을 하긴 쉽지 않다는 조언이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월지급식 펀드의 광고와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월급처럼’, ‘예금처럼’ 등의 용어 사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월지급식 펀드 수익률은 원금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매달 이자를 제외한 잔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일정 금액으로 매달 지급받을 경우 원금 손실이 커질 수 있다”며 “목돈을 가지고 매달 안정적으로 생활비가 필요한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라고 말했다. 정기예금이나 연금 같은 상품으로 혼돈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월지급식 펀드는 월지급금을 많이 설정할 경우 원금 손실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생활비가 매달 필요한 투자자가 최소한의 원금 손실을 막고 매달 일정한 생활비를 받을 필요성이 있을 때 가입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하나대투증권 임세찬 연구원은 “월지급식 상품이라는 말에 현혹돼 무작정 가입하기보다는 적절한 초과수익과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한 운용전략을 갖췄는지 살펴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며 “절대금리수준이 높은 해외채권 펀드로 구성된 상품이 주식형이나 채권혼합형보다 안정적인 분배수익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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