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가 만든 ‘격세지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0일 03시 00분


獨 2위 은행 코메르츠방크
KB금융에 인수 의사 타진

유럽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건전성이 악화된 일부 선진국 대형은행들이 국내 은행에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9일 “최근 독일 2위 은행인 코메르츠방크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시가총액이 KB금융의 절반 수준인 데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관련 위험 정도를 알 수 없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가 국내 은행에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유럽 은행들이 이번 재정위기로 입은 충격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받아들여진다.

코메르츠방크는 1999∼2003년 외환은행의 최대주주로 있었던 데다 그간 우리 정부로부터 수차례 외환은행 지분인수, 증자참여 등 다양한 요청을 받았는데, 이번 유럽 재정위기를 통해 국내 은행과 글로벌 은행의 위치가 뒤바뀌면서 ‘격세지감’이라는 평까지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최근 내놓은 새로운 신용평가 방법론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a’ 등급을 받아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일본 최대 은행인 도쿄미쓰비시가 받은 ‘a-’보다 한 단계 높았다. 어 회장은 “국내 은행들이 외국은행을 인수할 기회가 점점 많아질 것”이라며 “산은금융지주가 세계 유명 은행을 하나 인수하면 좋겠다”고 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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