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포함한 신용카드사의 카드 대출이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카드사들은 자산이 줄고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까지 앞두고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9월 말 상당수 국내 카드사의 카드 대출 잔액이 6월 말에 비해 다소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업계 전체적으로 카드 대출이 줄어든 것은 2009년 3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삼성카드는 9월 말 카드 대출 잔액이 3조9600억 원으로 6월 말 4조900억 원보다 3.2%(1300억 원) 감소했다. 롯데카드도 6월 말 2조3200억 원에서 9월 말 2조3000억 원으로 0.9% 줄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카드 대출 잔액도 6월 말 6조1600억 원에서 6조1900억 원으로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당국이 카드 시장 과열 경쟁을 규제하고 나선 데다 카드사들도 경기 위축을 우려해 대출 자산 늘리기에 다소 소극적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규 대출 자산이 줄어들면서 연체율은 높아졌다. 3분기 연체율은 삼성카드가 2.70%로 2분기보다 0.2%포인트 올랐고 KB국민카드도 1.49%에서 1.69%로 역시 0.2%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카드가 0.09%포인트 오른 1.89%를 기록하는 등 일제히 상승했다.
카드사들은 경영지표가 다소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여론의 압박에 못 이겨 이르면 다음 달부터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8%로 낮추고 적용 범위도 연매출 2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따라서 카드사들은 3분기 실적 악화가 지속적인 카드업계 경영 악화로 이어질까 봐 걱정하는 눈치다. 한 카드사 고위 임원은 “카드업계는 수신 기반이 없는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위험도가 매우 높은 분야”라며 “당국의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 등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안 좋아지는데 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계속되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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