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들 요구에… 남성용 BB크림 개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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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0일 03시 00분


‘랩시리즈’ R&D부문장 인그라시아 박사

랩시리즈’의 마이클 인그라시아 박사가 한국 남성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해 개발한 남성용 BB크림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랩시리즈’의 마이클 인그라시아 박사가 한국 남성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해 개발한 남성용 BB크림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서 열린 미국 남성화장품 브랜드 ‘랩시리즈’ 신제품 설명회장. 젊은 남성 모델들이 얼굴에 살구색 BB크림을 찍어 바른 채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얼굴의 잡티를 자연스럽게 커버해주기 때문에 ‘청순한 피부 표현’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BB크림을 남성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모습이 다소 이채로웠다.

설명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랩시리즈’의 연구개발(R&D)부문장인 마이클 인그라시아 박사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남성들은 세계 그 어떤 남성들보다 실험정신이 뛰어나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도 쉽게 받아들인다”며 “한국 남성들의 요구를 수용해 BB크림을 중심으로 한 신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몇 해 전만 해도 남성들이 피부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 자체가 ‘게이 코드’로 받아들여졌죠. 하지만 이제 기능성 제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아름답게’ 피부를 가꾸는 게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됐습니다.”

랩시리즈는 프리미엄급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BB크림을 출시했다. ‘BB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라는 이름이 붙은 이 제품은 주름 완화, 자외선 차단 등 멀티 기능이 있다. BB크림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킨 뒤 콧대 높은 글로벌 브랜드들도 이례적으로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대표적인 ‘코리엔티드(Korean-Oriented)’ 아이템으로 꼽힌다.

인그라시아 박사는 “인구 규모를 고려했을 때 한국이 ‘랩시리즈’의 전 세계 1위 시장이 된 것은 무척 이례적”이라며 “앞서가는 소비자들 덕분에 끊임없이 진화된 제품을 내놓게 된 것도 과학자로서 무척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몇 해는 앞서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R&D센터의 특성상 그는 사회적 이슈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제 서울에 도착해 거리를 둘러보다 너무 더워 재킷을 벗었다”며 “달라진 날씨, 이에 따라 에어컨, 온풍기 등 가전기기 사용이 늘어난 점 등 새로운 환경을 견뎌야 하는 현대인을 위해 새로운 제품 개발에 노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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