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이은 이탈리아 부도 위기와 옵션만기일 충격이 더해지며 코스피가 1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는 등 국내 증시가 크게 휘청거렸다.
1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94.28포인트(4.94%) 추락한 1,813.2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20.64포인트(4.05%) 급락한 488.77로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7%를 돌파하면서 확산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장중 내내 국내 증시를 짓눌렀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의 상황도 나빴다.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위기상황이 전 유럽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날 미국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3.20%, 나스닥종합지수는 3.88% 급락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2∼3% 안팎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유럽 증시 급락 여파로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로 개장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옵션만기일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2% 급락하며 출발했고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더해지며 낙폭이 확대됐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만 5048억 원을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이는 9월 23일 6676억 원 순매도를 보인 이후 최대치다.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는 각각 6556억 원, 921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옵션만기일인 이날 프로그램 차익거래에서 1951억 원이 유입됐지만 비차익거래에서 3156억 원이 빠져나갔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이 6% 넘게 떨어지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에 지난주 주가가 100만 원을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5% 넘게 급락하며 93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8원 급등한(원화가치는 급락) 1134.2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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