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테일… 샴페인 막걸리… “막걸리 막보지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4일 03시 00분


탄산가스 넣고 과일원료 섞고… 업체들 신개념 제품 잇단 출시“특화된 맛으로 성장세 잇겠다”

국내 막걸리업계가 ‘신개념 막걸리’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혜정도가 ‘탁테일’, 국순당의 샴페인 막걸리 ‘오름’과 ‘햅쌀로 빚은 첫술’. 각 업체 제공
국내 막걸리업계가 ‘신개념 막걸리’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혜정도가 ‘탁테일’, 국순당의 샴페인 막걸리 ‘오름’과 ‘햅쌀로 빚은 첫술’. 각 업체 제공
매년 11월 셋째 목요일에 선보이는 ‘보졸레 누보’를 벤치마킹한 ‘햅쌀 막걸리’부터 칵테일처럼 만든 ‘탁테일’과 ‘샴페인 막걸리’까지.

국내 막걸리업계가 기존 막걸리의 틀을 깨는 ‘신개념 막걸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젊은층에서도 막걸리 소비가 증가하는 등 막걸리 대중화가 이뤄졌지만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다양한 막걸리를 계속 내놓아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순당은 다음 달부터 막걸리와 샴페인을 결합한 ‘오름’을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본격적으로 판매한다. 오름은 막걸리 제조 과정에서 탄산가스를 넣어 샴페인처럼 청량감을 주고 마개를 열 때 ‘펑’ 소리가 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국순당은 지난해 ‘샴페인 막걸리’ 오름을 개발한 뒤 약 1년 동안 테스트 기간을 가져왔다.

국순당에 따르면 오름은 개발 직후인 지난해 11월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찬주 후보에 올랐고 지난달 열린 ‘서울 고메 2011 환영디너’에서는 ‘웰컴 드링크’로 소개돼 “풍부한 스파클링이 특징인 독특한 스타일의 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더불어 막걸리를 칵테일처럼 만든 이른바 ‘탁테일’도 등장했다. 배혜정도가는 지난달 고급 막걸리 시장을 겨냥해 막걸리와 과일을 합친 ‘탁테일’을 내놓았다. 포도 딸기 복분자 바나나 매실 등 다섯 가지로 선보인 이 막걸리는 과일을 원료로 사용해 입 안에서 과육이 씹히는 것이 특징이다.

배혜정 배혜정도가 대표는 “최근 젊은층의 막걸리 수요가 늘고 항암효과도 알려지면서 참살이(웰빙)족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원료와 맛을 차별화한 칵테일 막걸리 시장의 성장이 예상돼 탁테일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햅쌀 막걸리도 막걸리 다양화에 한몫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올해부터 매년 10월 넷째 주 목요일을 ‘막걸리의 날’로 정하고 햅쌀로 만든 막걸리를 출시하는 행사를 열면서 업체들이 한정 생산 형식으로 ‘햅쌀 막걸리’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 올해에는 참살이L&F의 ‘친환경 햅쌀 참살이 막걸리’를 비롯해 국순당 ‘2011 햅쌀로 빚은 첫술’ 등 다양한 햅쌀 막걸리가 첫선을 보였다.

이처럼 막걸리업계가 다양한 막걸리를 내놓는 배경에는 막걸리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층을 더 넓혀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17만kL였던 막걸리 출고량은 지난해 41만2000kL로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2, 3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6%, 2.2% 감소하며 주춤했다. 그 뒤 두 자릿수 성장세를 회복했지만 막걸리업계에선 성장이 한계에 부닥칠 수도 있다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였다.

신우창 국순당 연구소장은 “다양한 상황에 맞는 특화된 맛을 개발해 막걸리에 대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야 막걸리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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