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4개월간 대(對)EU 자동차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부품 수출도 20% 증가하는 등 한-EU FTA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 긍정적 효과를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FTA가 자동차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 7∼11월 대EU 자동차 수출액은 183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6억4000만 달러)보다 91% 늘었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110억7000만 달러에서 133억1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 둔화로 EU 자동차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의미가 더 크다. 7월 EU 내 전체 판매대수는 101만291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 줄었고 8월(7.7%), 9월(0.6%)에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반면 우리나라 브랜드 승용차 판매는 현대차 7월 판매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0.2% 증가하는 등 매달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EU 시장의 자동차 관세(10%)가 점진적으로 내려가면서 일본, 미국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한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EU FTA에 따라 EU 시장에서 소형차(1500cc 이하)는 발효시점 이후 5년간, 중대형차(1500cc 초과)는 3년간 10%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2004년 4월 FTA가 발효된 칠레의 경우 FTA 발효 이전인 2003년과 비교해 지난해 승용차 수출은 665%, 자동차 부품 수출은 129% 증가했다. 올해 8월 FTA가 발효된 페루는 기존에 적용됐던 9%의 관세가 폐지(대형차는 즉시, 중형차는 5년간 단계적)되면서 8월 한 달 사이에 자동차 수출이 3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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