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북촌한옥마을에 주한 외교사절 모셨다…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4일 03시 00분


12개국 20명 종로문화탐방… “지역 관광콘텐츠 적극 홍보”

전통 문살 체험 11일 서울 종로구 계동 무형문화재 심용석 소목장의 ‘청원산방’에서 주한 외교사절들이 한국 전통 문살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종로구는 11, 12일 이틀 동안 주한 외교사절들과 함께하는 종로 문화탐방 행사를 열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통 문살 체험 11일 서울 종로구 계동 무형문화재 심용석 소목장의 ‘청원산방’에서 주한 외교사절들이 한국 전통 문살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종로구는 11, 12일 이틀 동안 주한 외교사절들과 함께하는 종로 문화탐방 행사를 열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시내 한복판에도 이렇게 한옥마을이 있답니다. 머리에 갓 쓰고 한복 입은 사람들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 살아가는 곳이에요.”

11일 오후 6시 저녁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할 무렵 운동화에 편한 옷차림을 한 주한 외교사절 20여 명이 서울 종로구 북촌 31번지 경사진 골목길을 올라갔다. 북촌한옥마을에 사는 주민이자 ‘골목길 해설사’인 김인희 씨가 설명을 하며 동행했다. 이들은 1930, 40년대에 주로 지어진 한옥이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골목길을 오른 후 감탄사를 연발하며 서울시내 야경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기 바빴다. 나지 사르바쉬 터키대사는 북촌 한옥마을 언덕 너머로 자신들이 사는 성북동 대사관저를 가리키며 “대사관저 옆에 이렇게 멋진 이웃동네가 있었는지 몰랐다”고 감탄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종로구와 함께 11, 12일 이틀간 터키, 슬로바키아, 도미니카공화국, 헝가리 등 12개국의 주한 외교사절 20여 명과 함께 종로 문화 탐방에 나섰다. 모든 일정을 걸어서 소화해야 하는 탓에 각국을 대표하는 외교사절들은 정장 차림 대신 편한 신발과 옷을 입고 출발지인 종로구청에 모였다.

이들의 첫 행선지는 가을 풍경이 유독 아름답다고 소문난 창덕궁이었다. 궁궐 안에 흐드러진 단풍에 두산 벨라 주한 슬로바키아대사는 “2년 전 한국에 부임했는데 지방의 관광명소는 찾을 기회가 많았지만 정작 창덕궁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창덕궁을 나와 계동으로 넘어온 외교사절들이 찾은 곳은 북촌한옥마을 입구에 있는 무형문화재 심용석 소목장의 ‘청원산방’. 소나무향 가득한 ‘ㄷ’ 자 모양의 청원산방에서 차를 한잔 마시며 한국 전통 문살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문살을 직접 맞춰 보기도 했다.

공방을 나와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지나자 가회동 31번지가 나왔다. 이곳은 양옆에 한옥이 일렬로 길게 줄지어 있어 북촌한옥마을의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민속촌이나 지방에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한 한옥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에 이들은 적잖이 놀라는 듯했다. 그러던 중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골목길 모퉁이에 있던 작은 한옥의 나무문이 열리고 아이 2명이 문턱을 넘어 골목길로 나왔다. 이 아이들이 검은 비닐봉지 한가득 과일을 사들고 퇴근하는 아버지를 맞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참가자도 있었다.

이날 한옥에서 하룻밤을 지낸 외교사절들은 다음 날 혜화문부터 흥인지문까지 이어지는 성곽코스를 직접 걸으며 도심 속 도보여행을 계속했다. 국내 최초의 상설시장인 광장시장에 들러 대표적인 시장 먹을거리를 즐기기도 했다.

나상훈 관광공사 국민관광실장은 “전통숙소를 이용하는 한옥 체험, 친환경적 도보여행인 서울성곽걷기, 동네골목길 관광코스, 전통재래시장 체험 등 종로구에도 우수한 관광 콘텐츠가 많이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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